Travel with David/도쿄

[일본/유가와라역] 온천 마을에 자리잡은 라오타들의 성지, '이이다 쇼텐(飯田商店)'

욜의사 2026. 3. 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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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 맛집 관련 글을 읽으시기전에 읽어주세요.

1. 개인적으로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포스팅합니다. 광고는 일절 받지 않습니다.
2. 맛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각이기에 개개인이 느끼는 맛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본인이 지향하는 방향과 맛집 리스트업이 비슷하다면, 제가 포스팅하는 생소한 식당들도 분명 만족하시리라 믿습니다.
3. 너무 대중적인 맛집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 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노출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저의 취향에 대해 간략하게 스펙(?)을 첨부하니 보시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즐찾하시면 분명 맛집 찾는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스펙 : 180cm / 90kg
☞  양 : ★★★★☆ (성인 기본보다 잘먹습니다. 모든 식당 메뉴 특으로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 맛 좋아하지만, 어느 식당이나 최고 매운맛은 못먹음. 땀 많이 흘림.)
☞  모험가정신 : ★★★★☆ (고수 포함 각종 향신료는 잘 먹으나, 개인적으로 혐오스런 재료는 못먹음. Ex) 벌레)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꼭 먹어봐야할 건 비싸더라도 먹어보자는 주의. 평소는 가성비.)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 기타 욜의사에 대해 더 알고싶은 스펙이 있다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PROLOGUE

아타미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성지순례를 떠나봅니다.

 
우리 나라에서 일본 여행, 그 중에서도 도쿄 여행을 가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도심 내부 뿐만 아니라 근교까지도 한국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만화책이자 애니메이션 명작인 슬램덩크의 배경으로 알려진 가마쿠라부터, 후지산이 보이는 온천 관광 명소 하코네까지, 이제는 도쿄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2시간이 훌쩍 넘는 거리에 있는 곳이라고 하여도 그 곳이 '성지'라는 이름이 붙으면 발걸음을 주저하지 않고 찾아가는 관광객들이 많습니다.
 

너무나도 시골 휴양지 스러운 유가와라역의 첫 인상.

 
오늘 소개해드릴 곳인 이이다쇼텐은 라오타들에게 바로 그런 의미를 가진 곳입니다. 도쿄에서 기차로만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작은 온천 휴양 마을에 자리잡은 이이다 쇼텐. 명실상부 현재 일본 내 최고의 라멘집으로 인정받고 있는 곳이자, 타베로그 평점으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 그리고 현재 일본 라멘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선구자적인 라멘야입니다. 
 

 
이이다 쇼텐이 위치한 유가하라 역은 도쿄 우에노역에서 바다가 아름다운 도시 아타미 방향으로 약 2시간 가량 기차를 타면 도착합니다. 역사를 나와서 보면 생각보다 번듯해보이는 외관에 '오, 생각보다 큰 마을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이다 쇼텐을 향해 한걸음 멀어져가면 '아 내가 정말 시골로 왔구나'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이다 쇼텐으로 가는 지도를 보고 무작정 걷지마시구요, 역사를 나오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혹은 그 우측에 위치한 계단으로 내려간뒤 좌측으로 쭈욱 가시면 약 8분 거리에 이이다쇼텐이 있습니다. 이이다 쇼텐 근처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으니 웬만하면 역사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시다가 가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기 가운데 보이는게 엘레베이터인데, 이이다 쇼텐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유용합니다. 

 
역사 근처에는 이렇게 이이다 쇼텐에서 판매하는 기념품들을 모아둔 샵도 있습니다. 옆에 이이다 쇼타상을 캐릭터화해둔 입간판이 있는데 이게 묘하게 닮기도하고 안닮은거같기도하고..ㅋㅋ
 

 
엘레베이터를 가기전에 이렇게 손을 따뜻한 온천수로 씻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온천마을이라 그런지 이런게 역 앞에 설치가 되있다는 ㅎㅎ..
 

 
역에서 이이다쇼텐까지는 지루한 동네 길이 이어집니다. 대부분 그냥 동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들이고 아주 간혹 이런 상점 비스무리한게 있긴 하지만 인적 자체가 매우 드물어요. 그래도 뭔가 일본스러운 느낌의 도로가 있어서 사진도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한참을 걸어서 이이다 쇼텐 앞에 도착했습니다.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이이다 쇼텐의 트럭이 절 반겨줍니다. 저는 11:00 정각 첫 타임 예약에 성공해서 일찍 도착했는데요, 유가와라역까지 가는 기차가 지연되거나 스케줄 변동으로 갑자기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앞뒤로 30분 정도는 여유를 두시고 계획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가게 앞에 도착한 시간은 10:20 으로 상당히 빨리 도착했더니 제가 일등 이더라구요..ㅋㅋ 일본에서마저 오픈런 1등을 해버리기..
 

 
굳게 닫혀있는 전설적인 이이다 쇼텐의 모습입니다. 개점 전 납품하는 업체들과 직원들의 왕래를 바라보고 있자니 시간이 참 안가더라구요.. 막간을 이용해 간단하게 이이다 쇼텐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이이다 쇼텐(飯田商店)은 사실 원래 상호명이 '라멘 이이다쇼텐(らぁ麺 飯田商店)' 이었습니다. 이는 개점 15주년을 맞춰 2025년 3월 16일 앞에 '라멘'을 빼고 이이다 쇼텐으로 변경되었는데요, 이를 라오타들은 이이다 쇼타(飯田 将太)상의 '단순한 라멘집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화 하기 위한 큰 한 걸음'이라고 평가한다고 하네요. 
 

이이다 쇼텐은 전석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본 각지에서 라오타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예약은 말 그대로 전쟁.

 
이이다 쇼텐의 점주인 쇼타상은 원래 니혼료리(日本料理)를 하던 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집안사정으로 인해 고향으로 내려와 친척이 운영하던 라멘집을 맡아서 약 8년동안 운영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이 추구하는 라멘을 만들기 위해 2010년 3월 16일 가게를 처음으로 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라멘집들처럼 어느어느 계통에 속한다기보다 본인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간 쪽에 속하는데, 한 인터뷰에서는 라멘계의 전설인 라멘오니, '사노 미노루'와 '시나 소바야'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다고도 밝혔습니다. 
 
이이다 쇼텐이 오픈한 것은 2010년이지만, 현재의 이이다쇼텐을 만들고 라멘 업계의 전설에 등극하게 한 중요한 변화는 2019년에 일어났습니다. 2019년 3월, 이이다 쇼타상이 기존에 전개하던 라멘을 잠시 중단하고 휴업 기간을 가진 것인데요, 스프와 타래, 면, 그리고 주 재료들을 대폭 수정한 '새 라멘'으로 재출발함을 알렸습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전설적인 라멘을 사실 이 때 틀이 잡힌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이다 쇼텐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몇 가지 있는데요, 맛이야 당연한 것이고 제가 특별하다고 느낀 것은 첫 번째로 식재료에 대한 집착, 그리고 접객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사노 미노루의 유명한 일화와 비슷하게, 본인이 만든 라멘의 자가제면에 굉장한 집착을 보인다고 합니다. 시나소바야에서 처음 먹은 쇼유라멘의 면을 먹고 '어떻게 이런 면이 있을 수 있지?'라는 충격에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하네요. 그러다보니 자신의 면에 꼭 쓰고 싶은 밀 (북해도의 '하루유타카(ハルユタカ)')이 있어 여러 해에 걸쳐 문을 두드려 허락을 얻어내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 밖에 다른 재료들도, 한가지 재료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바로 이 맛이야'라는 마음이 드는 재료만 본인이 직접 선별해서 사용하고 있다고합니다. 그래서 라멘을 내어주실 때 어느 지역의 어떤 품종인지 항상 말씀해주십니다.
 
또한 접객 마인드를 매우 중시하기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이이다 쇼텐에 입장하여 자리에 안내받으면, 조리를 시작하기 전 이이다 쇼타 상이 모든 손님에게 눈을 마주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합니다. 또한 고객이 나가는 순간에도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하고, 문을 닫는 순간 한 번 더 인사를해서 다시 돌아오고 싶은 가게라는 인상을 마지막까지 남겨줍니다. 
 

 
예약 오픈일 전 수많은 이미지 트레이닝과 연습 덕분에 당당하게 11:00 타임 1번 예약자로 성공한 모습.. 감격스럽습니다..
 

이이다 쇼텐 예약 방법

 
이이다 쇼텐은 전좌석 전시간대 예약제로 미리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일찍 방문해도 입장할 수 없습니다. 예약하는 사이트는 아래 링크를 달아두겠습니다.
https://omakase.in/ja/r/ic136332?

飯田商店のご予約

飯田商店のご予約はOMAKASE[おまかせ]で。■臨時休業のお知らせ 店舗都合により下記日程は臨時休業とさせていただきます。 3月25日(水) ---------------- ※毎週日曜日・月曜日・火曜日は定休日と

omakase.in

 
예약 오픈일은 매주 일요일 16:00 위에 드린 링크 사이트에서 시작되구요, 그 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예약이 가능합니다.
예약 수수료는 1인당 390엔이 발생합니다. 해당 사이트는 개인적으로 table check보다 서버상태가 더 안좋은데요.. 그래서 예약 오픈 시간에 조금만 늦게 들어가도 사이트 자체가 버퍼링이 심해서 속도랑 상관없이 다음 페이지가 안넘어가지곤 합니다. 주말은 사실상 정말 전쟁이구요,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요일은 수/목요일 입니다. 그리고 예약에 실패하더라도 빈자리가 생기면 실시간으로 메일을 통해서 알람이 오고 시간 안에 결제를 하면 되기 때문에 너무 일찍 포기하진 마시길.. 메일도 스팸처리되있지 않은지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날짜와 시간 선택에 성공하면 결제하기까지 시간이 5분이 제공되는데 이 사이에 카드정보 등을 입력하다가 늦으면 안되니 미리 오마카세 사이트에 개인정보에 결제정보를 저장 해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결제페이지로 넘어가면 이것저것 뭐 체크해야될 게 많은데, 냉동으로 판매하는 밀키트 등을 구매할건지 미리 고르는 거라서 전부 No에 체크하시면됩니다.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이이다 쇼텐의 라멘 메뉴는 시오라멘, 쇼유라멘, 츠케멘으로 알려져있어 라오타들이 성지순례를 돌 때 첫 방문인 경우 3개 메뉴를 모두 주문해 먹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제가 방문한 날짜를 기준으로 미소라멘을 새로 개시했다는 소식. 이이다 쇼타상이 만드는 미소라멘은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츠케멘을 제외하고 미소라멘을 추가하여 총 3식을 부탁드렸습니다. 

 
이이다 쇼텐의 토핑들은 워낙 유명하기에 쇼유라멘에는 특선으로 모든 토핑 추가를 요청드렸구요, 나머지 시오라멘과 미소라멘은 기본으로 주문했습니다. 라멘이 한그릇에 2,100엔이라고 하면 비싸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먹고 나오는 순간 정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단 1도 들지 않았습니다. 
 

¿ 가게 내부 분위기는?

 

 
본인 앞에 놓인 라멘을 제외한 가게 내부의 촬영은 엄격히 금지되어있습니다. 좌석은 다찌석과 테이블석이 있는데요, 예약하신다면 단연코 다찌석을 추천드립니다. 이이다상이 평채를 이용해서 면을 유키리하는 모습과 토핑을 올리는 모습을 직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미소라멘을 주문해서 미소를 볶는 모습까지..




신당동에 있는 요아케처럼 이이다쇼텐의 상호명이 적혀있는 나무젓가락. 일회용이고 이걸 기념품으로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두쌍에 200엔이라 저도 사왔다는..
 
가게 내부 분위기는 굉장히 진중한 분위기이고, 시야는 꽤나 쾌적한 편으로 내부 요리하는 모습을 포함해서 걸리적 거리는 지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좌석간 간격도 널찍한 편이어서 손님에게 허용되는 반경 공간이 꽤나 널찍해서 좋습니다. 테이블의 앞뒤 너비도 깊구요. 

본격적인 메뉴 탐방

 
**이이다 쇼텐은 연식을 하는 손님이 많기 때문에 키오스크에서 발권 후 문 앞의 점원 분에게 티켓을 드리면 어떤 라멘부터 먹을지를 물어봅니다. 본인이 먹고 싶은 순서를 말씀해주시면 그 순서대로 내어주시구요, 저는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쇼유->시오->미소라멘 순으로 내어주셨습니다.
 

 
고대하던 첫 번째 그릇으로 나온 것은 특선 쇼유라멘입니다. 뒤에 스프를 가열하고 있는 쇼타상도 함께 나왔네요 ㅎㅎ.. 쇼타상이 직접 건네주시진 않았고 여직원분이 자리로 서빙을 해주십니다. 경건해지는 순간이에요. 

 
좀 더 가까이에서 담은 사진. 모든 것이 의도된 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담긴 토핑들이 아름답습니다. 좌우 대칭으로 각각 밀과 메밀을 사용하여 피를 만든 완탕이 보이구요, 가운데는 파, 그리고 아랫쪽으로는 도쿄X 품종을 사용한 돼지고기 차슈가 우선적으로 보입니다. 
 

 
공식 인터뷰를 통해서 이이다 쇼타상은 본인이 원하는 쇼유 라멘의 방향을 제시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간장과 닭이 최고의 밸런스로 합쳐져서, 향과 깔끔함, 그리고 깊은 맛을 모두 갖춘 상태를 만들고 싶다."
 
이는 쇼유라멘의 첫인상에도 잘 담겨있습니다. 라멘의 향을 크게 들이마셔보면 간장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분명 있지만 과하지 않고, 닭기름인 치유에서 나는 특유의 진한 향 또한 분명하게 느껴지면서 간장의 향과 조화를 매우 잘 이루고 있습니다. 
 

 
쇼유의 향 중에서 기분좋은 단맛이 스타트를 끊지만, 곧이어 따라오는 치유의 맛과 바로 어우러지면서 이이다 쇼타상이 추구하는 닭의 맛의 윤곽을 빠르게 그리도록 도와줍니다. 스케치의 첫 시작은 간장이 주도하지만 이내 전체 그림이 완성되면서 간장의 역할은 닭의 맛을 도드라지도록 도와주는 쪽으로 스며듭니다. 쇼유가 맛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면 치유층에 담긴 각종 재료들의 향이 중반부터 후반까지의 맛을 지배합니다. 스프를 계속 떠먹어도 질리지 않는 끝 맛. 

 
완탕 두 종류는 피만 다른 것이 아니라 속도 다릅니다. 공식 홈페이지 정보를 기준으로 돼지는 준스이킨카부타(純粋金華豚), 닭은 산스이지도리(山水地鶏)를 이용하여 만든 구성. 제가 누누히 말씀드렸지만 완탕에 큰 감동을 받는 편이 아닌데, 이이다 쇼텐의 완탕에는 감동이 있었어요. 추후 소개드릴 나츠야노 츄카소바의 모지완탕과는 다르게 흐물거리는 완탕피 중에서는 단연코 압도적인 1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찰랑거리면서도 부드럽게 혀에 감기는 식감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내부 속의 맛도 육향이 훌륭했습니다. 완탕을 안좋아하셔도 여기선 꼭 추가하시길 추천드려요. 

 
차슈 맛도 일품이었는데요, 역시 공식 홈페이지 고시상 차슈를 특선 토핑으로 주문할 경우 도쿄 X규슈 가고시마 지방의 키리시마 고원지역에서 자란 순종 흑돼지 품종을 제공합니다. 라멘이라는 요리에서 이정도로 완성도 높게 조리된 차슈를 먹게될 줄이야.. 국내 라멘집들도 요즘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이이다 쇼텐에서 라멘을 먹으면서 원물의 차이와 중요성을 정말 다시금 깊게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재료에 대한 집착이 어마어마하신 분이라 라멘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산지에 직접 가서 맛보고 라멘에 사용한 후에 오케이 해야만 진행하신다고 하시네요. 흑돼지 특유의 육향이 쇼유 스프와 궁합이 정말 좋습니다. 쇼유라멘 중에 스프를 떠먹고 난 뒤 한참까지 입안에서 쇼유의 향이 강하게 남는 스타일도 있는데, 이이다 쇼텐의 쇼유 스프는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계속 떠먹어도 맛의 스타트와 피니시를 계속해서 재경험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쇼유의 맛이 흑돼지의 육향과 굉장히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서 상승 시너지를 줍니다. 개인적으로 시오보다는 쇼유에 더 잘어울리는 차슈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이다 쇼텐의 정체성이 담겨있는 면. 다가수율의 스트레이트 세면입니다. 우선적으로 다른 라멘집과 확연하게 달랐던 점은 면을 먹을때 넘어가는 느낌이 굉장히 매끄럽다는 점. 그리고 씹을때마다 밀의 고소하면서도 곡물 특유의 미세한 단맛이 훌륭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부들부들한 면으로 매끄러우면서도 탄력이 살아있고, 목구멍을 넘어가는 느낌이 매우 기분 좋은 면이었습니다. 그리고 라멘을 먹으면서 점점 면이 스프에 풀어지면서 일체감이 더 좋아지는, 이마저도 (뽕을 맞아서 그런지) 의도된 면과 스프의 하모니라고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쇼타상은 인터뷰에서 "면도 스프의 일부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시오라멘입니다. 이번 도쿄 여행에서 느낀 건 많은 라멘집들이 쇼유와 시오를 연식으로 요청드릴 때 쇼유->시오 순서로 내어준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시오타레로 맛을 느낀 후에 쇼유를 맛보면 그 의도된 밸런스를 느끼기 힘들다고 보는 것일지, 아니면 그냥 젤 맛있는거 먼저 주는건지 하하하

 
시오라멘을 받아들고 느낀 첫 인상은 "지도리 향이 정말 강하다" 였습니다. 이이다 쇼텐의 폼이 좋은 날의 지도리는 가히 충격적이다라는 말을 익히 들어왔던터라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도, 첫 숨을 들이마시는 순간 그 진한 향에 놀랐습니다. 

 
쇼유와 다르게 흰파를 센기리 해서 올려준 것이 특징입니다. 스프를 한 수저 떠서 맛봅니다. 처음 시작은 굉장히 투명하고 맑은 닭청탕의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내 지도리를 중심으로 강한 닭의 맛이 올라오면서 돼지의 맛도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맛들을 시오타래가 하모니를 이끌어냅니다. 찌르는 듯한 시오타래가 아닌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여운이 굉장히 깊은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맑고 가벼운 느낌으로 시작하는 듯하다가 마무리가 깊게 여운이 남는. 쇼유랑은 다른 종류의 전개입니다. 쇼유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지휘봉을 흔들다가 연주를 마무리 할 때 획하고 낚아채는 동작을 하면서 끝나는 느낌이라면, 시오라멘은 교향곡의 잔잔한 2악장처럼 지휘봉을 휘두르는 반경이 점점 좁아지면서 잔잔하게 끝나지만 그 울림이 길게 갑니다. 

 
깊은 스프 안으로 보이는 면. 역시 다가수 스트레이트 세면입니다. 

 
스프에서 향미유 층이 뚜렷하게 분리되서 보인다기보다는 방울방울 위를 넓게 뒤덮고 있는 듯한 느낌. 

 
센기리한 흰파를 치우고 나면 밑에 독특한 토핑이 올라가있습니다. 약간 태우듯이 처리한 부분이 있는데, 먹어보니 맛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어느 부위는 브로콜리를 고온으로 조리한 맛이 나기도하고, 너무 궁금해서 직원분께 여쭤보니 순무의 꽃이 피기 직전의 잎 부분이라고 하네요. 일본어로는 카부나바나(蕪菜花/かぶなばな). 약간의 쌉싸름함이 특징이고 태우듯이 조리한 부분이 시오 스프에 유자 제스트와 함께 퍼지면서 고급스러운 풍미의 레이어를 더합니다. 

 
요런식으로 스프 전반에 흩뿌려져있어요. 정말 대단한 설계입니다. 

 
면은 역시나 목넘김이 매우 좋습니다. 다가수면의 특징인 표면의 윤기와 점성으로 스프를 붙잡아 넓게 코팅하는 방식이 굉장히 잘 어울려요. 

 

 
리코 GR2로 담은 시오라멘 비컷들. 확실히 아날로그한 감성은 좋지만 전체적인 색의 선명도는 떨어진다는 ㅠ
 

 
마지막 메뉴인 미소라멘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주문 시 직원분에게 면 양을 적게 (스쿠나메) 부탁드렸습니다. 면에 대한 중요도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다가 "면도 스프의 일부다"라는 말까지 하시는 분에게 면을 적게 받는게 더 실례일까 면을 남기는게 더 실례일까를 고민하던 중 적게 부탁드리기로.. 일본어를 잘 모르지만 이 말을 전달하는데 쇼타상의 동공이 흔들리면서 "감히 네놈이 면을 적게?!" 라고 하는거 같아서 살짝 긴장했다는 ㅎㅎㅎㅎㅎ

 
면기도 미소라멘을 위해 새로 준비하신 것 같구요, 전체적으로 조리과정을 운 좋게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미소는 블렌드하여 사용하시는 것 같지만 적된장인 아카미소(赤味噌)의 맛이 두드러지는 인상이었습니다. 거기다가 백된장 중 고급으로 취급되는 사이쿄미소(西京味噌)를 블렌드하여, 맛의 깊이는 아카미소가 중심을 잡아주고, 기본 베이스 스프와의 부드러운 조화와 단맛을 사이쿄 미소가 더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미소라멘에서 마저도 본인이 원하는 맛으로 끌고가기위해 하나하나 음을 맞추는 피아노 조율사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달까요. 
 

 
스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미레나 쥰렌과같은 삿포로식 미소라멘과 다른 청탕계 베이스로 만든 느낌입니다. 스프를 직접 떠서 먹어보니 이런 예상은 확신으로 바뀝니다. 아 이거 특이합니다. 제가 먹던 삿포로의 미소라멘과는 결이 정말 달라요. 아카미소와 사이쿄미소의 기가막힌 블렌드로 미소에서 뽑아낼 수 있는 맛은 밸런스 있게 잘 뽑아냈는데, 그 뒤를 받쳐주는게 토리청탕 베이스라서 먹으면서 텁텁하거나 물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3번째 그릇인데도 스프를 계속 떠먹게되요. 

 
조리하시는 장면도 보았지만 양파를 굉장히 잘 볶아서 카라멜라이즈드 어니언처럼 단맛에 한 층 더 레이어를 쌓아줍니다. 아 다른 후기들보니까 미소라멘 전용 밥도 판매했다는데 일본어가 부족해서 이걸 못알아보고 못먹은게 너무 한이에요 ㅠㅠ 

 
차슈는 위 사진처럼 깍둑썰기된 카쿠기리 차슈(角切りチャーシュー), 그리고 불향이 잔뜩 베어있는 로스와 카타로스 차슈가 서빙됩니다. 미소라멘만을 위해서 따로 조리하신 것 같은데 스프와 정말 잘어울렸어요. 특히 카쿠기리 차슈의 스모키함이 점점 스프에 퍼지면서 맛의 레이어를 한 층 더 쌓아줘서 극락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육향이 강한 편이라서 마지막 라멘에 먹기를 잘했다는. 아직도 이 육향이 생각나네요 ㅠ
 

 
GR2로 촬영한 카쿠기리 차슈. 아 이거 추가 가능하면 무조건 추가하세요.. 
 

 
면은 역시 미소라멘을 위해 따로 뽑아냈습니다. 노란 빛깔을 띄는 자가제면 중태면. 가수율을 높게 잡으신건지 모찌리한 식감이 정말 일품입니다. 이것 또한 삿포로식 미소라멘과 차이점이었어요. 너비를 보면 약간 히라우치면과같은 방식으로 뽑아낸 것 같기도하구요, 코시가 정말 예술이고 씹을때마다 퍼지는 밀 향도 정말 극락 그 자체입니다. 미소라멘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어요.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스프가 잘 따라올라오는건 말할 필요도 없구요. 이이다 쇼텐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미소라멘의 특성에 최적화 시켜 만든 면이 정말 극찬을 아낄 수가 없었습니다. 
 

 
다 먹고 나오는 길 홀린듯이 기념품 코너에서 이것 저것 사버렸습니다. 
 
총평이라고하기도 뭐한게 첫 번째 그릇부터 마지막 그릇까지 무언가에 홀린듯이 먹고 감탄만하다가 나와서 사실.. 역시 일본에서 가장 인정받는 라멘집은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시 되새김질해보면 전반적으로 이이다쇼텐의 라멘은 재료 선정에서부터 사실 어나더레벨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라멘집 그 이상의 레벨을 보여주었던 접객 태도. 일본에 많은 명점들 중에서도 육각형 명점이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해 준 곳입니다. 언젠가 반드시 또 방문할 그 날을 기다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구글맵 링크 : 
https://maps.app.goo.gl/sP1dnN6SpdHsoGgq8

이이다쇼텐 · 일본 〒259-0303 Kanagawa, Ashigarashimo District, Yugawara, Doi, 2 Chome−12−14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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