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David/도쿄

[도쿄/아키하바라] 도쿄 아키하바라 라멘 성지, 왜 2시간 줄 서서 먹는 츠케멘일까? '호타테 비요리(ほたて日和)'

욜의사 2026. 5. 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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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도쿄 아키하바라의 초인기 라멘집 호타테 비요리(ほたて日和)는 현재 가장 대기 난도가 높은 츠케멘(つけ麺) 전문점 중 하나다. 단순한 조개 라멘이 아니라, 帆立(ほたて, 호타테)와 昆布水(こんぶすい, 곤부스이)를 중심으로 한 독특한 코스형 라멘 경험으로 유명하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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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라멘을 먹기 위해 여러분은 최장 몇시간까지 줄을 설 수 있나요? 비단 라멘을 위한 행렬 뿐만 아니라, 어떤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것 자체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귀중한 시간을 내어 떠나온 타국의 여행지에서라면 더욱 더 많을 거에요. 하지만 본인이 라멘을 먹기 위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정도의 오타쿠, 즉 '라오타'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실제로 현재 대한민국 국내에도 인기있는 라멘집들은 오픈 3-4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웨이팅 리스트를 작성하는 곳들도 있구요, 유명한 업장들간의 콜라보, 팝업이벤트가 있는 날이면 이는 더욱 치열해집니다. 

 

 

도쿄 아키하바라 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의 골목에 위치한 '호타테 비요리(ほたて日和)'는 도쿄 전역의, 아니 어쩌면 일본 전국의 라오타들에게 '몇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먹어도 가치가 있는' 인기있는 식당으로 인정받은 곳 입니다. 2022년 12월 11일 오픈한 업장이지만, 개업한 바로 이듬해인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연속으로 일본의 가장 영향력있는 미식 평가 리뷰 사이트인 '타베로그'에서 도쿄의 라멘 랭킹 100위 안에 드는 점포들에게 수여하는 '백명점' 타이틀을 빠지지않고 따냈습니다. 

 

런치 영업과 디너 영업을 진행하지만 둘 중에 하나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구요, 호타테비요리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꼭 방문 전 영업 여부 및 영업 시간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수요일 휴무이지만 화요일이나 목요일 등도 비정기적인 휴무 일정이 있고, 반일만 영업하는 일도 허다하기 때문이지요. 

 

웨이팅 리스트 작성 Tip.

 

런치 영업을 기준으로 시작 시간은 오전 11시. 하지만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 대기 명부를 작성하는 시간은 오전 9시로 고지가 되어있구요, '대기를 위한 대기'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됩니다. 한창 인기가 많을때는 오전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이미 런치 영업 예약이 꽉차 그냥 돌아갔다는 후기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라멘야입니다. 참고로 저는 다행히 오전 7시 방문했으나 대기 순번 2번으로 첫 턴으로 바로 먹을 수 있었구요, 대기 행렬은 제가 방문한 날은 9시가 되어 도착해도 몇 자리가 남아있었어요. 물론 평일 기준이고 주말에는 정말 "이정도로 일찍?"이라는 시간에 도착하시는 분들도 많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반면 디너 영업의 경우에는 오후 2시반에서 3시 사이 도착해도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대기하는 줄은 가게 정문을 기준으로 우측에 바로 골목이 있는데 가게 벽면과 붙어서 대기를 하도록 안내판이 그려져 있으니 그 방향으로 서시면 됩니다. 

 

 

호타테 비요리의 점주인 오이카와 준이치(及川 淳一)씨는 아주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오타들이 가장 흥미롭게 대화하는 주제가 "어디 출신이고?" 인데요, 원래 라멘업계의 정통 커리어를 가진 분이 아니라 13년동안이나 정통 바에서 일한 전문 바텐더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신문 기사등을 찾아보면, 바텐더 커리어를 그만둔 후 2009년에 도쿄 진보초에 멘야 산주산(麺屋33)을 공동 창업했다고 합니다. 이후 2017년부터 라멘 조리에 깊게 파고들어가기 시작한 이후에 2020년 6월부터 현재 호타테 비요리에서 밀고 있는 형태의 라멘의 윤곽을 잡고 디벨롭시켰다고 하십니다. 

 

이러한 독특한 이력은 호타테 비요리의 라멘의 구조와 성격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일반적인 라멘과는 다르게 하나의 코스처럼 라멘을 먹도록 설계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카르파초풍으로 만든 호타테, 그리고 곤부스이, 가쓰오 소금, 와사비, 딜, 트러플 오일 순서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맛의 변주는 바텐더로 일하던 시절부터 쌓여온 본인의 방식일 것입니다. 이렇듯 호타테 비요리의 츠케멘은 하나의 완성된 라멘을 먹는다기보다는 하나 하나씩 향을 층층이 쌓아 올려가는 구성의 아름다움이 있는 라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호타테 비요리의 주력 메뉴는 바로 '곤부스이 츠케멘'입니다. 다시마 진액 물에 담겨진 면을 청탕 츠케멘에 찍어 먹는 라멘입니다. 가게 앞에 놓여있듯이, 그리고 점포명에 써있듯이 호타테(가리비)를 전면에 내세우시긴 하지만 호타테라는 중심축은 그대로 두셔도 그 베이스가 되는 스프는 계속해서 영점조절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 라멘워커 기사 내용을 보면 히나이지도리 사용을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이런 원물 닭 뿐만아니라 그날 그날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 매월 바뀌는 와리스프 (제가 갔을 때는 사쿠라마쓰) 및 그날의 한정 메뉴 등을 공지해주십니다. 여러번 방문해도 다른 맛을 느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곳이에요. 

 

 

¿ 가게 내부 분위기는?

 

 

가게 내부는 촬영이 불가능하고 받은 라멘과 테이블 정도는 허용을 해주셨습니다. 가게 내부의 좌석은 8석이 마련되어있지만 오픈 시점에는 4석만 먼저 채워집니다. 처음 동시에 만들 수 있는 라멘 식수에 따라서 미리 들어와서 앉아있는 것보다는 준비가되면 손님을 받는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좌석은 모두 다찌석으로 앞에 6석은 사장님이 라멘을 만드시는 장면을 직접 앞에서 직관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메뉴 탐방

 

 

역시나 키오스크를 이용한 주문입니다. 위에 큰 4개의 버튼이 라멘 메뉴입니다. 좌측에 두개는 쇼유 스프가 나오는 곤부스이 츠케멘이구요, 우측 두개는 시오 스프입니다. 더 비싼 메뉴가 풀토핑 (특선) 곤부스이 츠케멘이구요. 전 이곳의 시그니쳐와 같은 시오 곤부스이 츠케멘 특선으로 주문. 1,800엔입니다. 그리고 그냥 보통으로 시키면 스프가 남는다는 첩보를 받고 좌측 하단에 보면 노르스름한 버튼인 오오모리(곱빼기) 면으로 주문했습니다. 

 

 

약 15분 정도 후에 받아본 라멘. 츠케멘의 경우 면 자체가 두껍다보니 삶는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하나의 정찬처럼 보이는 푸짐한 한상. 나올때부터 향기가 진하게 올라와서 너무 좋습니다. 막상 나오면 여러가지들이 같이 나오다보니 어떤 순서로 먹어야하는지 까먹을 수 있어서 초반에 주신 안내판이 참 도움이 많이 됩니다. 

 

곤부스이에 잠긴 면이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있구요, 위에는 토핑들로 돼지차슈와 닭차슈, 그리고 호타테, 아지타마고, 독특하게 썰린 멘마 등이 보입니다. 

 

가까이서 담으면 더욱 반짝거리거 먹음직스러운 면. 12번 절삭날을 사용한 전립분 섞인 중가수면이라고 합니다. 미야카와 제면에 특별 주문하여 제작받는 면이라고 해요. 북해도산 프리미엄 밀가루인 하루요코이를 사용. 

 

 

따로나온 접시에는 아래쪽에 보이는 호타테 카르파쵸, 그리고 좌측 위에는 가쓰오 소금, 우측에는 와사비가 보이구요, 위에는 트러플 오일과 딜이 보입니다. 

 

츠케지루는 가게 이름처럼 뭔가 호타테 향이 지배적인 맑은 조개 베이스의 스프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맡았을 때는 훨씬 복잡한 향이 났습니다. 닭의 향이 생각보다 진하게 올라왔구요, 부시향과 건어물 향도 뒤를 받쳐줍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맑다는 느낌보다는 좀 더 진득한 느낌의 츠케지루였어요. 향에서도 농밀함이 느껴지는 임팩트 있는 향. 

 

가게의 정체성을 이어가듯 츠케지루 안에도 들어있는 호타테 두점. 패류 특유의 감칠맛도 잘 살아있고 탱글한 식감도 살아있는 준수한 조리상태. 

 

완탕은 특별하진 않았지만 따뜻하게 츠케지루에 담겨 서브되어 좋았습니다. 

 

스타트는 안내서에 적힌대로 먼저 호타테 카르파쵸로 시작해봅니다. 녹진한 조개살의 질감이 잘 살아있는 형태로 패류의 향은 나지만 비리다는 느낌은 크게 못받았어요. 스타트로 좋은 토핑이었습니다. 

 

면과 함께 서브되는 호타테의 경우에는 아부리해서 내어주시는데, 이 가리비를 구웠을 때 나는 고소하면서도 그을린 향이 정말 좋거든요. 내부에서는 호타테 특유의 단맛이 나면서도 겉에서나는 고소한 그을린향이 만나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토핑이었습니다. 같은 가리비라도 이렇게 각기 다른 형태로 풀어내서 접시마다 다르게 올라온게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통일감 속에 녹아있는 다양성. 

 

수비드한 닭 차슈는 퍽퍽함 없이 부드럽게 잘 조리되었구요, 맛 자체는 무난해서 시루에 담궈 먹으니 더 좋았습니다. 

 

 

돼지차슈는 카타로스 부위를 레어차슈 형식으로 조리해서 내어주십니다.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기름과 육향이 잘 느껴지는 타입으로 양식의 터치가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 

 

안내서대로 곁들임류들을 첨가해서 먹었구요, 전 개인적으로 딜을 향신료중에서도 좋아하는 편이라서 곤부스이에서 나는 옅은 니보시향과 딜의 향이 매우 조화로워서 만족했습니다. 근데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이게 면을 먹는 방법이 여러가지인데 그 각각 마다 맛이 너무 좋아서 그냥 보통으로 시키면 막상 츠케지루에 찍어먹을 양이 좀 부족할 것 같긴 합니다..ㅋㅋ 

 

 

트러플 오일도 호타테랑 잘 어울리는 재료 중 하나이죠. 이렇게 어떤 재료와 어떤 재료가 만나면 궁합이 좋은지를 풀어내는 방식도 전통적인 일본식 라멘보다는 상당히 현대적인 해석과 감각이 가미된 것 같은 느낌. 

 

여러가지 곁들여먹지만 역시 마지막에 시루에 찍어먹을 때가 가장 감칠맛이 좋았습니다. 

면을 입안에 넣으면 모찌리한 식감에 코시(탄력)도 잘 느껴지구요, 천천히 씹으면서 숨을 들이마셔보면 하루요코이의 장점인 기분좋은 밀향도 느껴집니다. 면 자체만 먹어도 상당히 맛있는.. 곤부스이와 만나서 코팅된 면이 츠케지루와 만나면 가장 안 쪽에는 밀, 그 위에 곤부스이, 그리고 그 외벽에는 츠케지루가 차례로 층을 이루면서 복합적인 풍미가 극대화됩니다. 치아가 이 레이어 중에 곤부스이 층과 만나게되면 매끈하게 미끄러지는 식감이 생기고, 안쪽 밀가루를 끊을때 느껴지는 절삭감이 느껴지며, 입안에서 면을 굴리면 퍼지는 츠케지루의 우마미가 면을 오래 씹고 싶게 만듭니다. 

 

아지타마고 익힘 정도는 당연히도 완벽하구요. 간도 적당했어요. 

 

 

호타테 비요리의 특징은 매달 바뀌는 스프와리인데요, 제가 간 날은 사쿠라마스를 사용한 스프를 주셔서 부어 먹었는데 생선의 향과 패류의 향, 그리고 닭의 향이 참 조화롭게 느껴졌습니다. 

 

근데 약간의 딜레마인게 면을 일반으로 시키면 여러 꾸미들과 면을 먹다보면 츠케지루에 찍어먹을 면이 부족해서 아쉽고, 오오모리를 시키니 곤부스이 츠케멘이다보니 츠케지루에 찍어먹다보면 시루가 연해지는게 느껴져서 나중에는 너무 옅은 향만 남더라구요. 그래서 면을 다 못먹고 남기고왔다는.. 근데 부족한거보단 넉넉한게 나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도쿄 곤부스이 츠케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타테 비요리. 그 명성만큼이나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곤부스이 츠케멘이 그 특유의 흐물거리는 식감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만 감수하신다면 다른 라메집에서 느껴보기 힘든 깊은 감칠맛과 다양한 변주가 주는 재미난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곳이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대기 시간이 사악해서 자주 가기는 힘들지만 한 번 쯤은 꼭 방문해보시길 !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uWQDEpt6F6hy4C1k8

 

호타테 비요리 · 일본 〒101-0025 Tokyo, Chiyoda City, Kanda Sakumacho, 2 Chome 梅屋ビル

★★★★☆ · 일본라면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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