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David/도쿄

[도쿄/카메이도] 도쿄 카메이도 단지 안의 독특한 소바집, 고마 모리소바가 유명한 ‘타카노(高の)’ 방문기

욜의사 2026. 6. 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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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도쿄 카메이도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관광객이 일부러 찾기 어려운 낡은 주거 단지가 나온다. 그 단지 1층 상가 안에는 고래요리와 지비에, 그리고 우리에겐 생소한 고마소바를 내는 소바집이 숨어 있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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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에 탐닉하기 전 제가 일본 여행을 가기 전에 항상 먹어봐야할 메뉴로 넣었던 것이 바로 소바입니다. 제 기준에서는 한국과 일본 현지의 괴리감이 가장 큰 음식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해서였어요. 물론 오늘 날 국내에도 잘하는 소바집이 많이 생기긴 했지만, 원조인 나라의 N수를 바탕으로하는 다양성, 그리고 경쟁으로 인해 발전된 소바의 수준은 같은 레벨로 비교하기에 좀 힘들다는 생각입니다.

 

 

카메이도는 도쿄의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약간 외딴 곳에 위치한 지역으로 제가 방문한 '타카노'는 아파트형 주거 지구의 상가층인 1층에 위치한 소바집입니다. 일본 현지인들이 사는 소박한 일상을 관찰할 수 있기도하고, 관광지와 떨어져있어서 벤치에 앉아서 잠시 사색을 즐길수도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타카노'가 특별한 점은 점주인 타카노씨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자부심에도 있습니다. 점포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게시글에 불어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구요, 프랑스에 방문하여 요리를 선보이는 포스팅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점주는 단순히 프랑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현지로 건너가 소바를 퍼포먼스, 문화교류, 조리 기술 실험의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는 찐 소바 덕후십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반복적으로 프랑스 마르세유에 체류하면서 현지 레스토랑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구요, 프랑스에서 열리는 'Japan Expo'에서 4년 연속 직접 메밀을 이용하여 소바를 뽑아내는 퍼포먼스를 시연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소바 중에서도 일반적인 니하치소바(二八蕎麦)가 아니라 시연 난이도가 높은 100% 메밀을 사용한 쥬와리소바(十割蕎麦)를 만드는 과정을 보인다는 것은 대단한 자신감입니다. 

 

또한 이제는 프랑스 현지의 물과 밀 등을 이용해서  현지의 소바를 만드는 연구를 하는 등 소바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삶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무슨 음식을 파는 곳인가요?

 

 

이 곳의 흥미로운 점은 원래부터 소바를 하던 집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과거 인터뷰를 살펴보면 점주인 '타카노 사다요시(高野 定義)'씨는 실은 2012년 고마, 즉 우리말로 참깨가 듬뿍 들어간 라멘으로 개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운영을 하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 정확히는 "좌우 신발을 바꿔 신은 것 같은 위화감."을 느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후 소바로 전향을 결심하여 현재의 '고마 소바'를 전개하는 집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스시와 마찬가지로 '정통 에도마에식'이라는 표현이 있는 소바인데, 이 곳은 라멘에서 소바로 전향을 한 독특한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종국에는 수렵육이나 고래 고기등을 취급하면서 본인만의 스타일이 제대로 담긴 업장으로 일궈나간 곳입니다.

 

 

본격적인 메뉴 탐방

 

본인의 소바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분 답게, 외국인인 제가 방문하자 굉장히 정중하게 맞아주셨습니다. 그리고 타카노를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스이모노(국물요리)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면서 서비스를 주셨어요. 

 

일본의 전통적인 '다시'를 이용해서 만든 스프라고 설명을 해주셨구요, 가쓰오 부시들과 다시마, 그리고 버섯, 아래는 무를 졸여내서 국물을 내었습니다. 

 

아주 특별한 맛이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타국에 방문한 외국인에게 보여주는 환대를 따뜻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영어 메뉴판도 이렇게 준비되어있습니다. 다른 것보다 저의 이목을 끈 고마 모리소바(1,600엔)를 주문했습니다. 

 

주문 후부터 솔솔 나기 시작하던 숯으로 무언가 채소를 익혀내는 느낌의 향이 퍼지고, 이내 소바 한상이 나왔습니다. 한상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괜찮은 구성이죠?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참깨를 의미하는 단어 '고마'는 한자로 '胡麻'라고 표기하는데요, 이 곳은 '護摩'라고 표기하는 점도 재밌는 점입니다. 불교 의식인 '호마'와 같은 표기라고 하는데, 단순한 요리보다는 '의식'이라고 생각하고 만드시는 듯 합니다 ㅎㅎ

 

메밀을 100프로 사용한 쥬와리소바. 상황에 따라 여러 산지의 면을 블렌딩해서 쓴다고 하십니다. 면의 굵기는 일반적인 가는 소바보다는 굵은 편으로 손으로 직접 면을 잘라내기 때문에 각 면의 굵기가 들쭉날쭉인게 재미난 포인트. 면만 건져서 먹으보면 고소한 향이 굉장히 진하게 퍼지는 타입입니다. 쉽게 마주치기 힘든 스타일의 면. 근데 그게 또 제 취향에 잘 맞습니다. 

 

위에 올라간 토핑들. 기본적으로 야채들은 숯으로 구워내면서 향을 입혔구요, 라멘처럼 고기 토핑따윈 없는 모양새입니다 ㅎㅎ 

 

같이 나온 토로로 겐마이고항(とろろ玄米ご飯). 갈아낸 산마를 올린 현미밥입니다. '타카노'의 점포명 앞에는 '요죠요리(養生料理)'라는 명칭이 붙는데요, 이는 동아시아 의학/생활철학 개념의 용어로 '몸을 기른다/생명을 보존한다/음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한다.'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미보다는 현미를 사용하고, 다른 재료에서도 발효 음식등을 사용하는 등 철학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마지막에 시루에 넣어서 리조또 형태로 먹는다고하네요. 

 

이 곳의 시그니쳐와 같은 검은 시루. 검은 고마다시를 사용한 시루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바지루라고하면 간장의 맛이 나는 투명한 맛의 시루를 떠올리기 쉬운데요, 이 곳은 참깨의 지방감과 고소함, 그리고 약간의 쓴맛이 중심이 되는 타입의 시루입니다. 약간의 단맛도 올라오고요. 이 시루가 쥬와리소바의 메밀형과 만나서 아주 독특한 조합의 시너지를 뽑아냅니다. 

 

꽤나 점도가 있어 보이는 시루. 면을 담궈서 먹으면 검은깨들이 소바의 투박한 표면에 붙어서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와 이거 정말 폭력적이네요. 지금까지 제가 알던 소바라는 장르에서 느껴본 맛과는 다릅니다. 원래 라멘을 하던 분이 하셔서 그런지 찍어먹는 국수 요리에서 뭐가 미치게하는 요소인지 잘 아시는 것 같아요. 정갈하게 먹는 소바 스타일과 달리 스프를 푹푹 찍어 한입 가능 넣어서 먹고 싶은 소바였습니다. 

 

오징어와 같은 맛이 났는데 이게 뭔지를 못물어봤네요.. 후기를 찾아보니 이곳은 지비에도 사용하시고 특이한 재료들을 많이 사용하셔서 고래고기가 올라올 때도 있다고 하는데.. 설마 고래였을까.. 

 

이건 묵같은 느낌의 식감이었구요. 역시나 시루에 찍어먹기 좋았습니다. 

 

가지구이. 숯향이 나면서 내부는 촉촉하게 잘 익었습니다. 

 

직접 만드신 두부. 아게도후처럼 살짝 튀겨내신 것 같기도 하구요.

 

표고버섯(시이타케)는 숯에 구우면 당연 맛있지요 ㅎㅎ 

 

바짝 구워낸 파는 겉부분이 탄 것처럼 되어있습니다. 시루에 넣어서 먹으면 풍미가 더 좋았습니다. 

 

나오기 전 보니 직접 사용하시는 야채들이 조리하시는 공간에 이렇게 펼쳐져있어서 찍어봤습니다.

 

전체적으로 토핑들은 건강한 맛으로 맛의 임팩트가 크진 않았지만, 워낙에 소바와 시루의 임팩트가 컸어서 다시 재방문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소바집입니다. 영업시간도 아침 7시부터 하시고, 아침부터 제면하시는 과정을 인스타 라이브로 생중계하시니, 이른 아침 특별한 메뉴를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구글 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5WyDH8KPwcKkTRYN7

 

Kameido Takano · 2 Chome-6-1 Kameido, Koto City, Tokyo 136-0071 일본

★★★★☆ · 소바 전문점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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