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쿠키시] 한 그릇의 라멘을 먹기 위해 차를 몰고 가는 가치가 있는 곳, '지키탄 모지지(食煅 もみじ)'
PROLOGUE
"지키탄 모미지(食煅 もみじ )의 중화소바는 무사시 출신 점주가 14년 수련 끝에 완성한 '현대 담려 쇼유'의 정수다. 히나이지도리 (比内地鶏), 건어물, 복합적인 쇼유 타레가 만들어내는 입체감 위에, 사이타마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자가제면과 츠루시야키 야키부타 (吊るし焼き焼豚)가 더해진다. 단순히 깔끔한 라멘이 아니라 와쇼쿠(和食)의 기술을 라멘으로 구현한 한 그릇이라고 볼 수 있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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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는 지도상 보면 굉장히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위에 붙어있는 파주 정도 될까요. 그리고 이 넓은 사이타마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강하게 품고 있는 다양한 라멘야들이 즐비하게 늘어져있습니다. 당연히 도쿄에 비해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이 불편한 곳들도 많은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지키탄 모미지(食煅 もみじ)' 또한 경로를 검색해보면 도저히 대중 교통으로 방문할 엄두가 나지 않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라오타들 사이에서 '한 그릇의 라멘을 먹기 위해 차를 몰고 가는 가치가 있는 라멘야'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입니다. 2019년 개업한 이래로 TRY 신인상, 라멘 백명점 등에 연속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며, 2026년 현재 사이타마에서 담려계(淡麗系) 라멘을 언급할 때 대표주자로 항상 언급되는 곳입니다.

근데 특이하게도 이 곳은 점포명 앞에 '라멘'등의 글자가 들어가지 않고, 지키탄(食煅)이라는 독특한 글자가 들어가는데요, 원래 '煅' 은 금속을 단련한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어입니다. 즉 '음식을 단련한다'는 의미를 가진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점주의 철학인 '끊임없이 단련하여 완성되는 라멘 한그릇', 즉 장인정신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이 곳의 점주인 모미지 히로유키(紅葉 宏行)씨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츠케멘 명가 '멘야무사시(麺屋武蔵)' 출신입니다. 출신 정도가 아니라 무려 14년이나 몸 담았던 분이구요, 점장까지 역임한 후 독립한 분입니다. 재미난건 무사시 출신들이 보통 특징으로 보이는 농후계, 동물계 중심의 스프, 강한 임팩트가 아닌 정반대의 길을 간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토리청탕(鶏清湯)보다 일본요리인 와쇼쿠(和食)에 가까운 접근으로, 아키타현 고급 닭인 히나이지도리의 깊은 육향을 중심으로 고급 멸치인 '이부키 멸치', 다시마, 건어물 등에서 추출한 감칠맛을 겹겹이 쌓아 올린 구조를 전개합니다. 사실 점주에 관해서 궁금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으면 별 생각이 없을 수 있으나, 출신을 듣고나면 "대체 무사시 출신이 왜 이런 라멘을 만들게 되었을까?"가 궁금해지는 곳입니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대중 교통으로 오기 힘든, 차를 타지 않으면 힘든 곳에 위치한 가게라고 설명을 드렸는데요. 이는 점주도 의도한 바로 "차를 타고 일부러 찾아오는 가치가 있는 가게"를 목표로 이 곳에 개업을 했다고 합니다. 실로 지독한 철학이죠..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현대 담려계의 정수로 불리는 지키탄 모미지는 곤부스이 츠케멘과 중화소바를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수려한 면선을 자랑하는 모미지의 곤부스이 츠케멘은, 면위로 자리잡은 단풍잎 모양의 다시마가 트레이드마크처럼 각인되어있어, 사진만 봐도 이 라멘이 지키탄 모미지의 라멘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모미지는 라멘에서 닭발을 칭하는 표현이기도하고, 단풍잎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지요.
저는 다음 일정에 곤부스이 츠케멘을 먹으러갈 예정이었기도했고, 이 곳의 중화소바 평이 너무 좋아 중화소바로 메뉴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가쿠니 차슈가 숭덩 올라간 밥도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여 사이드로 주문을 ㅎㅎ 첫끼니까 좀 무리해봤어요.
¿ 가게 내부 분위기는?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좌석이 많았는데요, 1인 식사 손님을 위한 좌석과 2,4인을 위한 테이블석 모두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목재로 마감된 가구만 사용된 것도 뭔가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는..

주방은 저 창 정도 크기로 내부를 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안쪽에서 사장님이 직접 라멘을 조리하시는 모습이 보이는데 단정한 차림으로 면선을 잡으시고 토핑을 올리시는게 상당한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본격적인 메뉴 탐방

주문한지 15분 정도 지나서 받아본 저의 메뉴입니다. 특제 중화소바(特製中華そば)와 가쿠니동(角煮丼). 주문한 메뉴가 한 쟁반에 같이 정갈하게 담겨나옵니다.

이 곳의 상징인 단풍나무 모양의 다시마가 올라가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그릇을 받아보았을 때 첫 인상은 잘 만든 담려계의 외관을 충실히 갖춘 라멘이라는 점. 그리고 생각보다 향미유가 다른 담려계 라멘들에 비해 두터운 편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면은 자가제면 호소멘. 다가수 호소 스트레이트 면으로 담려계의 아름다운 스프를 최대한 입안으로 끌어올리는 타입입니다.

다가수면 특유의 모찌한 식감도 좋지만 부들거리면서도 씹으면서 서서히 퍼지는 밀향이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스프를 떠보면 온도감이 꽤나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부시향이 튀지 않는 편이구요, 간장향이 센 편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쇼유 슈도우가타(醤油主導型)' 즉 간장이 중심이 되고 그 뒤에서 닭의 향과 멸치의 향 등이 받쳐주는 느낌입니다. 5종의 쇼유를 블렌드한 타레를 사용한다고 하시구요, 단맛은 최대한 절제되어있고, 감칠맛이 묵직하게 들어오는 타입으로 먹고나서도 감칠맛의 잔향이 오래 남는 편입니다.

요 다시마는 귀여워서 찍어봤는데, 뭐 특별한 맛이 있지는 않고 마스코트같은 것이니.. ㅋㅋ

멘마는 장작멘마인데 꼬들거리는 타입은 아니고 씹었을 때 식감이 경쾌한 타입입니다. 시원한 맛까지 나는 느낌. 멘마를 먹어보았을 때 중화소바는 그 집에 대한 재료 손질의 수준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는데 매우 고퀄리티였습니다.

차슈는 꽤나 큼지막하게 포셔닝되어있는데, 지등심 부위는 잡내나 염지내 전혀 없었고 돼지 지방 특유의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와쇼쿠적인 요소로 완벽함을 추구한다고 하셨는데 토핑 하나하나가 정말 수준급이네요.

무엇보다 이 숯을 직접 맞은듯한 두꺼운 삼겹 차슈인 츠루시야키 야키부타가 아주 인상적.

균일하게 잘 익은 차슈를 씹을 때 느껴지는 만족감은 이루 말할수가 없죠. 잇몸으로 씹어도 될 만큼 부드럽게 조리되었는데, 지방의 고소한 풍미는 아주 잘 살아있습니다. 이 차슈를 먹는순간 가쿠니동을 시킨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게 체감됩니다.

무료 토핑으로 찹쌀을 튀긴 아라레가 준비되어있는데요, 색이 붉은 빛이 나는게 시치미를 입힌 것 같습니다. 츄카소바를 먹다가 중간에 넣어서 변주를 주는 용도인데 전 조금 먹어보니 제가 생각하는 맛이랑은 좀 달라서 굳이 추가해서 먹진 않았다는..

사이드메뉴이자 메인 메뉴급인 가쿠니동을 먹어봅니다. 가까이서 찍으니 윤기가 더 반짝거리는게 너무 먹음직스럽구요.


상당히 포션을 크게 잘라서 내어주시는데 젓가락으로 잡아도 탱글함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달달한 타레향도 올라오고 참을 수 없어서 크게 베어먹었습니다. 오랜 시간 조리되면서 지방은 녹아내리듯 부드럽게 익혀져있고, 살코기는 결대로 풀어져버립니다. 간장도 아주 깊은 곳에 있는 고기까지 베어들어가있어요. 츄카소바의 깔끔한과는 대비되는 맛이라서 둘이 만나니 환상의 짝꿍이됩니다.

밥도 어찌나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냈는지.. 맨첨엔 고기에 비해 밥이 많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빈 밥그릇의 바닥을 긁고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남은 밥에는 중화소바의 스프를 1-2스푼 넣어서 일명 '다시챠즈케(出汁茶漬け)' 형태로 먹는 것이 별미. 특히나 지키탄 모미지의 츄카소바 스프는 닭과 건어물의 감칠맛이 좋아서 매우 잘 어울리는 조합법이었습니다.

다음 일정이 촉박하기에 역시나 택시를 타고 가게를 빠져나와 역으로 향했습니다. 가기 전에는 얼마나 맛있으면 이런 위치에다가 가게를 열어도 사람들이 줄을설까란 생각이었는데, 돌아가는 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어요. 물론 도쿄 내에서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먹으러 갈 수 있는 츄카소바 집들이 많이 있지만, 이런 곳에 가게를 열어도 손님이 줄지어 찾아올거란 자신감을 갖고 있는 분의 라멘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다음 방문한다면 꼭 츠케멘을 먹어보리라 다짐하면서..!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Y1igEL5Yec6mRE8UA
食煅 もみじ · 584ー4 Hinokuchi, Kuki, Saitama 346-0025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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