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David/도쿄

[도쿄/키바] 유행은 잠깐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극강의 밸런스의 교카이 돈코츠 '멘야 킷소우(麺屋 吉左右)'

욜의사 2026. 6.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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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멘야 킷소우(麺屋 吉左右)는 2000년대 중반 돈코츠교카이(豚骨魚介) 붐의 한복판에서 태어났지만, 당시 유행했던 찐한 맛보다 다소 심심해도 정밀하게 다듬어진 균형감을 택한 집이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 그 담백한 절제감 때문에, 오히려 이 집의 라멘은 시간이 지나도 낡아 보이지 않는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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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카이 돈코츠라멘을 좋아하시나요? 돼지뼈에서 우러낸 진한 백탕 스프에, 교카이가 더해져서 내는 시너지는 라멘 입문자에서 매니아 단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종목일 수 밖에 없습니다. 2000년대 초반 도쿄에서는 이 교카이 돈코츠라멘의 붐이 일었는데요, 오늘 소개해들리 멘야 킷소우(麺屋 吉左右)는 그 교카이 돈코츠의 붐 한가운데에서 문을 연 라멘야입니다. 당시에는 너도나도 교카이가 첨가될 때 더해지는 농후한 점도와 진한 맛을 내세우면서 경쟁했다고 하는데요, 그 가운데서 멘야 킷소우는 어찌보면 당시 유행을 좇는 이들에게는 심심할수도있는, 걸쭉하지 않으면서도 분말감이 느껴지나 매끄럽게 넘어가는 밸런스 중심의 독특한 스프를 선보였던 곳입니다. 이 극강의 밸런스감이 결국에는 시대가 지나가도 살아남으면서 현재 도쿄에 남아있는 교카이 돈코츠 중에서 '완성형'이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2026년 5월 중순 기준으로 타베로그 평점은 3.79로 라멘야중에서는 준수한 평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줄곧 '백명점'타이틀을 이어오고 있는 유서깊은 라멘야입니다. 

"라멘집"의 점주 이야기

 

이상하게도 제가 소개해드리는 라멘야들의 사장님들이 대부분 그런데요, 멘야 킷소우의 점주분 역시 유명점 수련 출신이 아닙니다. 공식 인터뷰는 아니지만 여러 라멘 블로거들의 글을 바탕으로 정보를 찾아보면 의류업계 종사자였다고 합니다. 라멘을 좋아하던 의류업계 종사자가 라멘에 빠져서 가게를 열었다는 스토리.. 우리나라에 어떤 라멘야가 떠오르는 스토리네요 ㅎㅎ

 

킷소우가 영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지금도 건재한 '중화소바 토미타' 스타일의 농후한 교카이 돈코츠 베이스 츠케멘이 유행이었는데요, 킷소우는 농후함을 밀어붙이는 측면보다는 동물계에서 나오는 둥그스름한 바디감, 어패류에서 뽑아져나오는 폭발적인 감칠맛, 그리고 자가제면을 통해 만들어낸 킷소우 특유의 매끄러운 표면 질감을 가진 면을 각각의 요소가 서로를 해치지 않는 극강의 밸런스 안에서 구축해냈습니다.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교카이 돈코츠 라멘

 

 

교카이 돈코츠(魚介豚骨)라는 장르는 일본 라멘 역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남긴 스프 스타일 중 하나입니다. 쉽게 말하면 돼지뼈를 오랜 시간 고아 만든 돈코츠(豚骨)의 깊은 맛과, 가쓰오부시(鰹節), 니보시(煮干し), 사바부시(鯖節) 같은 어패류·건어물 계열의 감칠맛을 하나의 스프에 결합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돼지뼈 맛 + 생선 맛'이라고 이해하면 부족하구요, 돈코츠가 스프의 골격과 점도를 담당한다면, 교카이는 향과 감칠맛, 그리고 뒷맛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좋은 교카이 돈코츠는 첫 입에서는 돈코츠 특유의 묵직한 바디감이 느껴지지만, 삼킨 뒤에는 부시와 건어물의 풍부한 향이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멘야 킷소우(麺屋 吉左右)의 경우는 토미타(とみ田) 계열의 초농후 타입처럼 점성과 농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 동물계와 어패류의 비율을 절묘하게 조율해 균형감에 집중한 스타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스프를 마셔보면 돼지뼈의 진한 농후함이 먼저 혀를 감싸지만, 바로 이어서 니보시와 부시계 건어물의 감칠맛이 층을 이루며 퍼지고, 먹고 난 후에는 기름지거나 느끼함보다는 깔끔한 맛이 남습니다. 그래서 라오타들 사이에서는 종종 "밸런스형 교카이 돈코츠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려한 재료나 강한 향미유 없이도 왜 이 라멘이 20년 가까이 일본 라멘계에서 살아남았는지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 가게 내부 분위기는?

 

 

특이하게도 영업시간이 월,목,토 주 3회만 운영을 하고 있으며, 11:30부터 15:00까지 점심장사만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가게에 처음 가시는 분들은 멍때리다가 차례가 밀릴 수 있는 '줄서기 방식'. 이 곳은 줄을 선 후 가게 입점하기 전에 키오스크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구매를 하고나서 줄을 서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가게 앞에 가시면 바쁜 시간에는 줄이 '식권 산 후' 줄과, '식권을 사기 위한 줄'로 구분이 되어있습니다. 먼저 키오스크로 가서 식권을 사고 맨 뒤로 가서 줄을 서시면 됩니다. 오후 한시 이후에는 그래도 대기가 많이 없는 시간이라서 아예 오픈런이 아니라면 1시 이후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게 내부에서는 라멘만 촬영이 가능하고 점포 내부 및 다른 손님이 나오는 것이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식사 중에 휴대폰을 보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니 괜히 휴대폰 꺼내서 뭐 보시다가 한소리 듣지 않으시길.. 점주분이 꽤나 엄격한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저도 라멘 사진을 좀 자세히 담으려고 하다가 그만 사진 찍고 라멘 먹으라는 말을 들어서 약간 시무룩..ㅋㅋ 회전율이 생명인 장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ㅠ

 

 

키오스크에 나타나있는 메뉴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이미 앞전에 한끼 식사를 하고 온 터라 기본 '라멘'으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050엔. 

본격적인 메뉴 탐방

 



오래 기다리지 않아 라멘을 받아보았습니다. 기본 라멘으로 주문했기에 구성은 단촐합니다. 6시 방향에 멘마와 3시에 김, 그리고 12시 방향에는 차슈가 2장 올려져 있습니다. 가운데는 다진 대파가 올라와있네요. 처음 나왔을 때 이미지는 일단 면기가 상당히 독특하다는 것. 직접 제작한 면기인데 상당히 레트로한 감성이 느껴지면서 무게감도 있어요. 라멘집에서 점주의 철학을 이야기 할 때 많이 쓰는 단어인 '코다와리'가 느껴지는 면기랄까요.. 

 

베이지색 면기에 새겨진 푸른 색의 점포명이 클래식하면서도 굉장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면을 찍으려고할 때 사진 찍는 것을 제지당해서.. 이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ㅠ 자가제면을 사용하시는데요, 중태면의 형태입니다. 돈코츠라멘하면 떠오르는 저가수의 호소멘이 아니라 중태면을 사용한 점이 매우 특이합니다. 굵기만 보면 이에케라멘의 면이 떠오를 수 있는데 그런 단단한 절삭감이 느껴지는 면도 아닙니다. 면을 먹어보면 굉장히 표면이 매끄러운 느낌이나구요, 면의 코어부분을 집중해서 씹어보면 탄성이 느껴지고, 씹으면 씹을수록 밀가루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단맛이 점점 올라오는 타입입니다. 스프를 빨아들이듯 올라오지 않지만, 매끄러운 표면으로 느껴지는 얇게 코팅된 스프가 굉장히 좋고, 면의 성질만 놓고 보면 교카이 돈코츠랑 안어울릴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 먹어보면 굉장히 잘 어울리는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진에 찍힌 멘마의 경우 기본인데도 양이 꽤 되는데요, 스프와 면에 둥그스름한 느낌을 준다면 멘마는 오독한 식감을 살려서 중간 중간 씹는 재미를 줍니다. 

 

차슈는 식감에서는 거의 사태를 쓴것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카타로스 계열을 주로 사용한다는 리뷰가 많습니다. 근데 또 실제로 단면을 보면 목살같은데.. 아주 푹 익어서 생각보다 굉장히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먹는동안 렌게로 지그시 눌러도 갈라질 정도로 부드러웠습니다. 중간중간 힘줄에서 느껴지는 쫄깃함도 좋았어요. 극강의 부드러움 덕분에 스프랑 매우 잘 어울려서 좋았다는. 

 

가장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스프. 한국에서 교카이 돈코츠를 몇 군데에서 먹어보셨던 분들이 처음 이 스프를 마시면 놀랄 수 밖에 없습니다. 상상한 것 이상으로 부드럽고 둥그스름한 스프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의미로 첫 한술부터 자극이 아닌 신선함에 놀라움을 주었던 스프. 아주 점도가 높진 않지만 적당한 녹진함은 느껴지는 스프로 그런데도 불구하고 부담없이 술술 들어갑니다. 교카이 돈코츠의 맛을 구성하는 돼지뼈의 맛과 교카이의 맛이 정말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밸런스가 잡혀있는 느낌. 저도 먹으면서 어떤 튀는 맛이 있을까를 찾아보려고 노력하면서 먹었는데도, 결국 다 먹을때까지 갸우뚱하면서 먹었다는.. 앞서 한그릇을 먹고 왔음에도 스프를 다 마시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을 정도로 맛있고 마시기 편한 스프였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첫입에서의 임팩트는 크지 않지만 다 먹고나면 왜 사람들이 이 곳을 높게 평가하는지가 절로 끄덕여지는 라멘. 

 

 

전체적으로 돈코츠/돈코츠 교카이 계열이라면 당연 농후해야 맛있는 라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드리기 힘들겠지만, 라멘의 밸런스적인 맛을 중요하시는, 좀 더 섬세한 맛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추천드릴 수 있는 곳입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구글 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T96MHYeY1qD1LH7V9

 

멘야 킷소우 · 일본 〒135-0016 Tokyo, Koto City, Toyo, 1 Chome−11−3 桜興業桜マンション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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