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사이타마 라멘 여행에서 Golden Tiger를 빼기 어려운 이유는 이곳이 단순한 인기 라멘집이 아니라, TKM이라는 장르를 전국적으로 퍼뜨린 발상지로 불리기 때문이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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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을 좋아하시는 분 중에서 일본에서 라멘집을 좀 다니셨다면 한번 쯤 들어보셨을 메뉴가 있습니다. TKM은 사실 일본어의 영어 표기를 약자로 따서 만든 용어입니다. '타마고가케멘'에서 따온거죠. 한국말로하면 달걀비빔면정도가 되려나요? 지금은 일본 전역에서 바로 이 TKM스타일의 메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 시작점이 되는 곳이 바로 오늘 가볼 사이타마 쿠마가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최고의 상태로 면을 먹기 위한 메뉴"를 목표로 개발된 이 라멘은 쿠마가야 지역의 더운 지역성에서 탄생한 독립적인 라멘으로 오늘 소개해드릴 '골든 타이거'가 원조로 알려져있습니다. 점포가 위치한 곳은 사이타마 쿠마가야 역에서 도보로 약 6분 거리의 외진 곳. 도쿄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한다면 한시간이 넘는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지만, 경로 중간에 위치한 다른 라멘집들을 방문하면서 들른다면 충분히 다녀올만한 거리에 있습니다.

이 곳의 점주인 카나자와 요스케(金澤 洋介)씨는 사이타마현 미사토마치(美里町) 출신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야구선수로 활동을 했고,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 츠케멘으로 유명한 혼조타이쇼켄(本庄大勝軒)이었던 것이 라멘과의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많은 양의 면을 주는 점, 그리고 면 자체의 맛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는점이 실제로 일했던 타이쇼켄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일반 회사에 취직해서 일하던 카나자와씨는 타이쇼켄이 2호점인 '혼조 조쇼켄'을 낸다는 소식을 듣고 자극을 받아 직장을 그만두고 23세라는 나이로 라멘 업계에 몸을 담기로 결심합니다.
지금은 TKM이 굉장한 사랑을 받는 인기 장르로 성장했지만, 초창기에는 상당한 혹평에 시달렸습니다. 국물도 없고, 차슈도 거의 없는, 그리고 매우 단순한 비주얼에 라오타들에게 "이건 라멘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비난에 시달렸었지만, 카나자와씨는 끝까지 밀어붙였고 지금의 인기까지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TKM이 도대체 뭘까?
타마고카케멘(たまごかけめん, TamagoKakeMen)의 약자인 TKM의 출발은 일본인들의 국민 음식인 타마고카케고항(たまごかけごはん/TamagoKakeGohan)인 TKG에서 출발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신당에 위치한 라멘집인 요아케에서 사이드메뉴로 판매하고 있는 메뉴이지요. 뜨거운 밥 위에 생계란과 간장을 뿌려 먹는 일본식 밥을 면으로 재해석한 요리가 바로 TKM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런 이미지만 생각하고 보면 간단한 메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생각보다 전혀 다른 음식입니다. 대부분의 라멘은 면과 스프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지만 TKM은 스프가 없는 대신 타래와 계란이 그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가져갑니다.
¿ 가게 내부 분위기는?

꽤 늦은 저녁시간에 방문한 골든타이거. 이시간까지 고객들의 발길은 끊기지 않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이 보이는 지역도 아닌데 유독 이 가게로 오는 발걸음은 끊기지가 않아요. 가게 앞에는 앉아서 대기할 수 있는 공간과 줄을 서도록 만들어진 라인이 있습니다. 점포의 마스코트인 호랑이 캐릭터가 여기저기 귀엽게 그려져있습니다.

주문 전에 이곳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직원분이 나와서 호출해주십니다. 그때 가게 내부의 키오스크로 가서 발권을 한 후에 주문표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좌석은 테이블석과 다찌석이 모두 있어서 인원 구성에 맞게 앉으실 수 있습니다.

벽 한켠에는 이렇게 물을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선반이 구비되어있구요, 독특하게 국자로 떠먹는 형태입니다. 레몬 타래를 사용하는 곳 답게 넉넉하게 들어있는 레몬도 인상적이네요.

가게 내부에도 이런 마스코트를 활용한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굿즈도 왠지 판매중이실 것 같은 느낌이.

좌석마다 비치된 아지헨을 위한 탁상 조미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다시마 식초인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레귤러 메뉴인 TKM도 유명하지만, 점주의 출신인 타이쇼켄 스타일의 농후한 츠케멘도 판매하고 있구요, 독특하게 토마토 츠케멘을 시켜먹는 분들이 중간중간 보였습니다. 저는 기본에 차슈가 더 올라간 니쿠마시(肉増し) TKM으로 주문했습니다. 위 사진에서는 가장 윗줄 좌측에서 3번째. 가격은 1,130엔입니다.
본격적인 메뉴 탐방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 메뉴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태의 TKM을 받아봅니다. 자가제면한 극태면의 아름다운 면선이 보입니다. 생긴건 우동같이 생겨서 착각하실 수 있지만 먹어보면 탄성은 라멘의 탄성인 것을 바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냉수로 강하게 치대는 '시메(締め)' 과정을 거쳐서 엄청난 코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TKM의 주인공 중 하나인 달걀. 주황색 빛깔을 띄는 예쁜 달걀 노른자가 아름다운 면선 사이에서 마치 안구인것처럼 저를 바라보고있는 느낌이 드네요.

두텁게 포셔닝된 차슈는 왜 니쿠마시를 사람들이 많이 시키는지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꽤나 차가운 스타일로 서빙이되는데요, 씹는맛도 좋으면서 적당한 부드러움도 공존하고, 지방의 함량도 어느정도 있어서 내가 이 라멘을 먹으면서 단백질을 확실하게 챙겨간다는 인상을 줍니다.

기본적으로 타래에도 레몬이 들어가있지만, 위에 올라간 레몬 한조각은 TKM을 먹기전 짜내어 하나의 의식을 치루듯이 이어집니다.

맛있어져라.. 얍..

비빈 후에 한 젓가락 크게 떠서 들어봅니다. 면 자체의 중량감이 상당해서, 아직 입에 넣지도 않고 면만 들었을 뿐인데 포만감이 올라옵니다. 비빈 후에 면을 코팅한 레몬 타래와 계란 노른자는 면을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표면이 매끈하게 미끄러지고, 이어서 바로 올라오는 강한 반발력이 씹는 쾌감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극태면의 장점인 씹으면서 강하게 퍼지는 밀향이 스프없는 라멘이 줄 수 있는 극치의 도파민을 뿜어냅니다. 와 이거 면 자체가 압도적으로 맛있는 라멘이군요.

처음 라멘을 받았을 때는 바닥에 있어 보이지 않는 타래의 존재감이 상당합니다. 감칠맛과 아마미, 그리고 염도 세가지가 절묘하게 조합된 타래는 계란 노른자인 란오(らんおう)가 섞이면서 타래의 맛을 부드럽게 감싸줍니다. 처음 면을 입에 넣고 빨아들이게되면 아마미와 쇼유타래의 짠 맛이 절묘하게 조화되어 올라오고, 이윽고 터져나오는 계란 노른자의 농후함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조합에서 오는 만족스런 감칠맛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레몬의 맛이 들어오면서 산뜻함이 더해지면서 각각의 맛이 정리가되어 향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사실 이날 이 TKM이 마지막 식사였기에 앞에 여러 그릇의 라멘을 먹고 온 터였는데요, 그런 생각이 아예 나지 않을 정도로 신선하고 충격적인 맛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레몬이 들어간 타래의 맛이 너무나도 유니크해서 먹어도 먹어도 계속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구성도 단순해 보여서 일본에 있는 수많은 TKM 취급점들에 비해 이 곳을 굳이 찾아와야될 정도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라오타들이 이 곳을 방문하는건 성지순례의 개념이 아니라, 그저 '원조가 아직도 제일 맛있기 때문'입니다. 라멘을 먹으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면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사이타마의 골든타이거를 방문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구글 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pfuQAAhhxokFZSRz9
Golden Tiger · 일본 〒360-0042 Saitama, Kumagaya, Honcho, 2 Chome−116 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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