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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with David/도쿄

[요코하마] 단새우를 묘코 미소에 녹이다, '유키구니(味噌ラーメン 雪ぐに)'

by 욜의사 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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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이에케의 도시 요코하마까지 와서 굳이 미소라멘을 먹어야 할까? 유키구니(雪ぐに)는 이런 나의 의문을 완전히 부숴준 곳이다. 삿포로식 스미레케 미소 라멘이나, 도쿄에서 흔히 만나는 농후 미소 계열도 아니다.
이 집의 뿌리는 니가타현 조에츠·묘코(上越・妙高) 지역의 미소라멘. 그 중심에 있는 노포 '쇼쿠도 미사(食堂ミサ)'에서 수련한 시바타 마사히로(柴田雅大)씨가 자신의 고향 맛을 요코하마로 가져와 가게를 열었다. 묘코의 미소, 니가타산 식재료, 자가제면, 그리고 유키구니의 상징적인 다양한 종류의 차슈를 더했다.
리뷰 사진으로만 보면 차슈가 그릇을 뒤덮고 있어 라멘의 주인공이 마치 차슈인 듯 보이지만, 먹어보면 결국 이 한 그릇의 중심을 잡고 있는 것은 미소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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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구니(雪ぐに)'의 스토리

 

유키구니를 이야기 할 때 이 곳의 뿌리가 되는 곳인 쇼쿠도 미사(食堂ミサ)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니가타현 조에츠·묘코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미소라멘의 명점으로, 점주 시바타씨는 이곳에서 수련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키구니는 쇼쿠도 미사의 지역적 DNA를 요코하마라는 지역으로 가져오면서 복합적인 다시(出汁), 자가제면(自家製麺), 다양한 조리법을 이용한 차슈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발전시켰습니다. 특히 최근 유키구니의 미소 스프는 닭(鶏)·돼지(豚)·생선(魚)을 각각 활용한 트리플 스프에 묘코의 오타양조(太田醸造) 비샤몬미소(毘沙門味噌) 여러 종류를 블렌딩한 특별 주문용 미소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지금은 미소라멘에서는 주류가 된 스미레케와는 다른 독특한 미소라멘으로 치부하기엔 기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명점으로서의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제법 넉넉한 좌석수를 가지고 있지만, 별도의 대기 공간과 외부에도 이렇게 의자들이 놓여있을 만큼 긴 행렬을 자랑하는 유키구니.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기본적으로 미소라멘 집이지만, 미소라멘에도 크게 세 가지 분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미소라멘과, 카라 미소라멘, 그리고 단새우인 아마에비를 활용한 아마에비 미소라멘이 있고, 시오와 쇼유라멘도 판매하고 있어요. 미소 츠케멘도 나름 단골들에게 인기있는 메뉴로 알려져있고, 여름에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는 히야시 츄카 메뉴도 별미로 단골들이 다수 주문하고 있었습니다. 전 이 곳을 처음 방문하기도 하였고, 워낙에 단새우가 들어간 미소라멘이라는게 도저히 그냥 지나치기 힘든 메뉴명이어서, 기본 미소가 아닌 아마에비 미소라멘을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소짜 기준으로 1,250엔. 여기에 유키구니의 차슈를 모두 올려주는 '차슈 전부 올림(チャーシュー全部のせ)' 옵션이 650엔인데, 강력한 추천을 받았기에 라이스 소짜 (150엔)과 함께 주문했습니다. 

 

¿ 가게 내부 분위기는?

 

 

정문을 들어가 우측으로 가면 내부에 꽤나 큰 대기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에어컨도 꽤나 빵빵하게 나오고, 좌석도 넉넉해서 대기 손님을 정말 배려해주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기석에는 이 곳을 다녀간 수많은 유명인들의 사인이 즐비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이런건 똑같구나란 생각을..ㅋㅋ 

 

대기석에서 아들 아빠인 저에게 가장 눈이 갔던 한가지, 바로 아기 의자였는데 제가 많은 일본 라멘집들을 다녀봤지만 아기 의자 있는 곳은 진짜 거의 처음 본 것 같네요. 그만큼 동네에서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고, 그런 손님들을 위해서 구비해둔 점주의 따뜻한 마음도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오후 영업 시작 직전의 한산한 내부 풍경. 서쪽으로 넘어가는 해가 비춰주는 가게 내부의 분위기가 일본 영화 포스터 같아서 한 장 찍어봤습니다. 

 

좌석에는 라멘을 먹는데 필요한 물품들과 아지헨을 위한 조미료들, 그리고 이쑤시개까지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있으니 내부를 찍어도 된다고 흔쾌히 말해주셨던 사장님. 굉장히 유쾌한 분이셨고,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보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매우 반갑게 인사해주셨습니다. 꼭 블로그에 잘 올려달라고 말씀하셨다는..ㅋㅋ 

 

지역 명점답게 여러 상을 수상한 경력도 물론 있습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오픈 키친에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서빙하는 분들 모두 미소가 끊이지 않았고, 과하지 않게 기합도 들어가 있어서 시종일관 유쾌하게 라멘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기합만 들어가있고 표정이 경직되어있는 라멘집들보다 이런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메뉴 탐방

 

 

주문한 밥이 먼저 나왔습니다. 아마 일본에서 라멘 먹으면서 처음으로 밥을 시켜본 것 같네요. 그만큼 유키구니의 미소라멘에는 기대가 컸습니다. 미소라멘과 밥을 같이 안먹는건 죄와도 같으니.. 

 

뭐 두말하면 입아플 정도로 쌀의 단맛도 좋고 물양도 너무 완벽하게 맞춘 라멘과 함께 먹기 좋은 라멘입니다. 

 

드디어 나온 미소라멘. 작은 사이즈의 라멘이지만 결코 작지 않습니다. 기본 시켰으면 배터질 뻔 했습니다. 그리고 차슈 모두 포함 옵션을 선택해서 위에 수북하게 쌓아올려진 차슈의 양이 압도적이에요. 

 

기본 미소라멘이 묘코의 지역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메뉴라면, 제가 먹은 아마에비 미소라멘(甘海老味噌ラーメン)은 그 미소에 갑각류의 감칠맛을 한 겹 더 쌓은 메뉴입니다. 단순히 새우기름을 띄워 향만 입히는 방식이 아니라, 유키구니의 아마에비 미소는 단새우를 껍질째 갈아 미소와 조합하는 방식으로 조리해냈습니다. 이렇게 껍질 째 갈아서 넣는 것을 '카라고토 스리츠부스(殻ごとすり潰す)" 방식이라고 한다네요. 그래서 새우의 향뿐 아니라 껍질에서 오는 갑각류 특유의 고소함과 감칠맛까지 스프 안에 가득차 있습니다.

 

언뜻보아도 도쿄 청탕들에서 특선으로 시킬 때 추가되는 차슈의 종류보다 압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슈입니다. 사용되는 부위도 부위이지만, 조리 방법이 다 각기 달라서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이거 650엔 내가 먹어도 되는거 맞나요 ㄷㄷ

 

🥣 스프

 

색만 보면 상당히 농후해 보이는 스프. 적갈색의 미소 스프에 지방과 미소 입자가 미세하게 유화되어 있고, 렌게로 떠보면 어느 정도 점도도 느껴집니다.

첫 입을 떠 넣으면 맛의 중심에는 역시 비샤몬미소(毘沙門味噌)의 깊은 맛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뒤이어 아마에비 특유의 달큰한 갑각류 향이 겹쳐집니다. 새우라는 재료가 사실 존재감이 굉장히 강한 편에 속하는 이 곳의 에미비소라멘은 새우의 맛과 미소의 맛이 강과 강이 만났지만 매우 자연스럽게 서로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창출해냅니다. 게다가 같이 들어있는 마늘이 이 시너지에 한번 더 강펀치를 밀어넣어 먹을수록 더욱 깊이있는 맛이 느껴집니다. 

 

 

 

🥩 차슈

 

사실상 차슈 모듬 플래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구성과 양.. 

구성은 츠루시야키(吊るし焼き)한 카타로스(肩ロース)·모모(モモ)·바라(バラ), 레어차슈(レアチャーシュー), 마키바라(巻きバラ)로 총 5종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가장 위에 올려져있는 원형을 띄고 있는 마키바라(巻きバラ). 지방과 콜라겐이 씹을 때 풀어지듯이 입안에서 퍼지는 부드러움이 핵심이고, 중심부로 갈수록 살코기의 조직감이 잘 느껴졌습니다. 

 

 

모모 부위는 살맛이 직관적으로 느껴졌고, 그렇다고 질기지도 않았습니다. 

 

츠루시야키 형태로 조리한 부타 바라. 마키바라와는 다르게 식감이 좀 더 단단하면서 지방의 맛이 더 직관적으로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츠루시야키 쪽을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츠루시야키한 카타 로스. 가장자리의 붉은색과 그을림에서 보이듯 구운 향과 육향이 강하게 베어있습니다. 

 

🍜 면

 

면은 유키구니의 자가제면(自家製麺)을 사용합니다. 약 2mm 정도의 사각 단면을 가진 전립분을 섞은 다가수 치지레멘(全粒粉入り多加水縮れ麺).
굵기가 완벽하게 균일하지 않고 강한 웨이브가 들어간 중태면의 형태로, 표면은 매끈하지만 씹으면 탄력이 좋고, 모찌한 식감도 같이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면이 아마에비 미소와 잘 어울린다고 느껴졌습니다. 치지레면의 굵직한 굴곡이 미소 스프와 작은 크기의 새우살과 다진 고기 입자를 물리적으로 끌어올리는게 일품이었습니다. 그물망에 걸려 올라오는 새우를 보는것처럼 직관적으로 끌어올려짐이 눈에 보였어요, 

 

새우를 통째로 갈아서 넣었다고하지만, 이렇게 새우살이 직관적으로 보이는 편이 더 만족감도 높은 법이지요. 메뉴명에 어울리는 맛과 구성, 그리고 명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5종 차슈가 요코하마에 와서 미소라멘을 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하루종일 떠나지 않도록 만들어주었던 라멘이었습니다.

 

일본에 라멘을 먹으러가면 사실 미소라멘을 고르기는, 그것도 도쿄/요코하마 등지를 여행할 때 미소라멘을 고르기는 여간 쉽지 않은 결정이긴 했습니다. 삿포로 여행 당시에 미소라멘 명점들을 주구장창 다녀봤던지라 미소라멘에 대한 선입견도 어느정도 있었던 것 같구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스미레케에서 느꼈던 맛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면서도 나름의 독자적인 매력이 충분한 라멘집을 방문한 느낌입니다. 산토라나 미소훗쿠 등으로 대표되는 도쿄의 미소라멘 명점들과는 다른 미소라멘을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요코하마 일정이 있으시다면 강추드리고 싶은 곳 입니다. 

 

유키구니(雪ぐに)는 누구에게 추천할 만한가

 

✅스미레케와 다른 미소라멘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
✅니가타·묘코 라멘의 계보가 궁금한 라오타
✅미소의 발효 풍미와 양파의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
✅차슈를 부위와 조리법별로 비교해 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

 

❌강한 라드와 웍향의 삿포로 미소라멘을 찾는 분
❌양파의 단맛이 담긴 스프를 싫어하는 사람
❌차슈 전부가 강추이다보니 이후에 다른 식사 일정이 있는 분

 

구글지도 링크 : 

https://maps.app.goo.gl/Lrp5MSkr6KMEbWMb8

 

Yukiguni · 2 Chome-6-13 Nakatahigashi, Izumi Ward, Yokohama, Kanagawa 245-0013 일본

★★★★☆ · 일본라면 전문식당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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