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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with David/도쿄

[도쿄/분바이가와라] 도쿄가 현재 주목하는 초극태 수타면의 괴물, 테우치 카게히나타(手打ち 陰日向)

by 욜의사 2026.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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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도쿄 후추(府中), 분바이가와라(分倍河原)의 테우치 카게히나타(手打ち 陰日向). 2024년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타베로그 라멘 TOKYO 백명점에 2024·2025년 연속 선정되고, TRY 신점 쇼유 부문 4위까지 랭크되었다. 이곳을 단순히 ‘요즘 도쿄에서 뜨는 라멘집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너무 심심하다. 카와사키의 전설적인 테우치 라멘점 히카게(日陰, 히카게)에서 이어받은 초극태 수타면을, 스승보다도 더 과격하게 발전시킨 곳으로 평가받는다. 라멘 한 그릇에서 면이 갖는 존재감이 어디까지 중요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한 이 곳의 라멘을 경험해보았다."

 

 

※ 본 포스팅은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기록합니다.광고·협찬은 일절 받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욜의사입니다.
제 블로그는 단순히 유명한 식당을 나열하기보다, 직접 방문한 식당 중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낀 곳들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맛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취향과 방향성이 비슷하다고 느끼신다면, 생소한 식당들도 만족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대중적인 맛집보다는, 음식의 개성과 스토리·조리 철학이 느껴지는 곳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 욜의사 취향 간단 스펙

☞ 양 : ★★★★☆ (성인 평균 이상 / 대부분 특 또는 추가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맛 좋아하지만 극매운 단계는 어려움)
☞ 모험가정신 : ★★★★☆ (향신료·이국적 식재료 선호)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경험 우선)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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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시의 지하철 역 분바이가와라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 조용한 주택가인 줄 알았던 골목에 갑작스럽게 행렬이 나타납니다. 평일 이른 아침인에도 테우치 카게히나타의 극태면을 맛보러 찾아온 손님들이 개점시간부터 이미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라멘이라는 음식은 이미 다양한 장르의 라멘에서 굵은 면이 사용되고 있지만, 테우치 카게히나타는 그 중에서도 진한 생강 쇼유 스프에 담긴 쫄깃한 극태면이라는 형태로 도쿄 라멘업계에 도전장을 냈고,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라도 먹고 싶은 곳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테우치 카게히나타(手打ち 陰日向)의 점주 이야기

 

카게히나타를 이해하려면 먼저 카와사키의 히카게(日陰, 히카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점주 키시모토 다이스케(岸本大輔)는 홋카이도에서 도쿄로 상경한 뒤 난츠테이(なんつッ亭)의 라멘에 충격을 받아 라멘 업계에 뛰어들기로 마음을 먹었고, 여러 점포를 거친 뒤 히카게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히카게 특유의 수타면 제조를 직접 경험한 뒤 2024년 5월 독립해 연 것이 카게히나타. TRY 공식 소개에서도 카게히나타를 명확히 日陰出身(히카게 출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점주는 히카게 라멘의 핵심인 수타 극태면(手打ち極太麺)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면을 더 넓고, 더 두껍고, 더 불규칙하게 만들었습니다.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테우치 카게히나타의 스프 베이스는 생강과 쇼유를 바탕으로한 쇼가 쇼유 라멘입니다. 기본으로 닭을 중심으로하는 스프에 두 종류의 니보시와 바지락을 더하여 감칠맛을 한 껏 끌어올리고, 진한 쇼유와 생강을 강하게 스프에 스며들게 만들어 육수의 감칠맛 위로 짭짤함과 시원한 알싸함이 더해집니다. 가장 강력한 무기인 초극태면은 프리미엄 밀가루 품종인 모찌히메(もち姫)를 중심으로 블렌딩하여 그 쫄깃함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직접 뽑은 면은 한가닥 안에서도 두께가 조금씩 달라, 두꺼운 부분에서는 탄력있게 씹히다가 얇은 끝단에서는 부드럽고 매끈하게 넘어가는 불규칙한 식감을 선사합니다. 토핑으로 올라간 굵게 썬 대파, 두툼한 가쿠니 스타일의 차슈, 토로로 콘부, 역시나 모찌모찌한 완탕까지 모든 요소가 평범함을 거부합니다. 이 곳의 기본 라멘이 물론 유명하지만, 많은 리뷰들에서 스프의 염도가 매우 세서 먹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어, 저는 좀 더 연한 간장을 사용한 '아와구치'로 변경했습니다. (100엔 추가) 스프와 밥의 궁합이 매우 좋다는 이야기도 있고, 쇼가동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저는 밥이 품절이어서 못먹었다는 ㅠㅠ 

 

¿ 가게 내부 분위기는?

 

 

내부에는 키오스크가 없고 구두로 주문후 나가면서 일일이 결제하는 타입입니다. 그래서인지 회전율이 엄청 빠르지는 않았다는.. 주방 위에는 이렇게 멘뉴가 써있는데요, 모찌한 맛이 일품인 완탕멘을 대부분 시키시는 것 같았습니다. 

 

자리마다 다시마식초가 놓여져있구요, 먹은 자리를 닦을 수 있도록 행주가 올려져있습니다. 원오페, 즉 혼자서 운영하시는 업장이라 이렇게 운영되고 있구요, 만약 한국이었다면 리뷰에 난리가 났을수도 ㅎㅎ..

 

본격적인 메뉴 탐방

 

 

오픈런을 못하고 5분정도 늦게 도착한 것도 있지만 워낙에 회전율이 느려서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가게에 입장했습니다. 입장하고 나서도 나오는데는 15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방문하시는 분들은 적어도 오픈 30분 전에는 도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오자마자 보이는 라멘의 외관은 양이 상당히 푸짐해 보인다는 것. 면의 경우에 기본이 200g인데 두께가 상당하고 먹고나서도 포만감이 올라올 수 있어서, 면 적게를 요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 면 적게 (스쿠나메)로 변경했습니다. 그래도 꽤나 양이 된다는. 

 

보이시는대로 스프의 색깔은 레귤러의 진한 쇼유의 색이 아닌 시로쇼유인가 싶을 정도로, 옅은 갈색을 띄고 있습니다. 기름층도 제법 있는 편이구요, 스프의 질감이 중식으로 치면 기스면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점도가 있다고 느껴지는 스프입니다. 스프의 양도 상당하고 내부에 담겨있는 면의 두께도 두껍고, 차슈나 다른 토핑들도 기본적으로 큼지막하게 썰려있어서 이거 오오모리로 먹는 분들은 얼마나 대식가인지.. 그리고 먹기 전 이런 푸짐한 디스플레이가 맛에서는 약간의 기대를 덜게되는 요소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 반대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너무 맛있었어요.  

 

가장 눈에 띄는 토핑은 바로 이 토로로콘부(とろろ昆布). 토로로 콘부(とろろ昆布)는 다시마(昆布)를 식초에 절여 부드럽게 만든 뒤 표면을 아주 얇게 긁어 실처럼 가공한 식재료입니다. 이름 때문에 마(とろろ)를 갈아 만든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다시마 가공품으로 국물에 닿으면 빠르게 풀어지면서 특유의 미끈하고 부드러운 점성이 생깁니다. 다시마가 가진 감칠맛(旨味)과 은은한 산미가 스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라멘에서는 먹을수록 국물의 질감과 감칠맛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토핑으로 사용되곤 합니다. 카게히나타에서도 이 토로로 콘부가 만들어내는 후반부의 점성이 인상깊었어요. 

 

대파의 흰부분도 숭덩숭덩 썰어져있구요, 스프에 잠긴채 빼꼼 머리를 드러내는 차슈. 

 

스프

 

제가 미리 후기들로 익숙해져있었던 짙은 어두운색의 쇼유에 비해서 아와구치의 스프색이 다소 연해서 혹시 맛이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와 이거 진짜 감칠맛 폭탄이네요. 심심하기는 커녕 스프 내부에서 뿜어져나오는 닭, 다시마, 니보시, 패류 등의 복합적인 감칠맛이 쇼유타레, 생강의 끝맛으로 마무리되면서 많은 양의 스프지만 바닥이 보일때까지 퍼먹게 만들어줍니다. 생강의 향도 이전에 오란다켄에서 느꼇던 맛보다 좀 더 직관적인 생강의 맛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데요, 이 투박한 모습의 라멘과도 잘 어울리는 생강향입니다. 면이 워낙 세서 스프가 좀 가려질 수 있는데 스프도 만만치 않은 녀석입니다. 

 

차슈

 

돼지 삼겹살 부분인 부타 바라(豚バラ)와 등심인 부타로스 (豚ロース)로 이루어진 차슈. 두께와 지방감이 확실한 부위를 골라 차슈를 만들었기에, 스프와 면의 강렬함 사이에도 존재감이 뚜렷합니다. 남자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이 좋은 돼지고기를 두텁지만 부드럽게 조리해내서 먹는 동안 스테미너를 완전히 충전하고 있다는 인상을 깊게 심어줍니다. 

 

고기 양도 넉넉해서 두개씩 집어먹어도 충분하네요. 고기를 좋아하신다면 차슈 추가도 강추드립니다. 

 

완탕

 

역시나 얌전하지 않은 폭력적인 식감의 완탕. 근데 카게히나타는 면부터가 일단 일반적인 완탕피보다 훨씬 넓고 두껍다보니 면을 먹을때와 완탕을 먹을 때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전에 '나츠야노 츄카소바'에서 느꼈던 모찌히메 밀가루를 활용한 완탕피의 맛이 여기서도 재현이 되는 느낌. 한국에서도 이런 맛을 먹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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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테우치 카게히나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주인공인 면. 정확한 분류로는 폭 넓은 극태 평타 수타면(幅広極太平打ち手打ち麺)입니다. 찹쌀과 비슷한 정도로 모찌함을 주는 밀가루 모찌히메(もち姫)를 중심으로 라멘 명점들이 애용하는 프리미엄 밀가루인 하루유타카(ハルユタカ)를 배합합니다. 한 가닥의 면 안에서도 두께와 폭이 변하는 재미난 특성 때문에 식감이 한 젓가락을 먹어도 여러번 바뀌는 재미가 있습니다. 라멘 전문 잡지 TRY에서는 이 면은 단순히 쫄깃하다고 표현하지 않고, 다양한 식감을 쫄깃함과 함께 선사한다하여 모칫토룬(もちっトゥルン)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보통 제면에서는 균일하고 아름답게 뽑은 면선을 가지런히 높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데, 카게히나타는 그것을 완전히 반대로 완성시켰습니다. 면 자체의 무게도 상당해서 먹는 동안 면을 렌게로 받치면서 먹는 것이 권장될 정도입니다. 

 

굵기가 각기 다른 부분들이 스프와 타레를 다양한 정도로 머금고 있는 모습도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재미나게도 가장 넓은 부분이 얼마나 넓은지를 측정해본 사람도 있는데, 삶은 뒤 폭이 약 3.5cm에 달하는 면도 있었다고.. 아직도 이 면을 한가닥 들었을 때의 그 중량감이 기억이 남네요 ㅎㅎ

 

사실 방문전까지만하더라도 제 머릿속에 키워드는 '매우 짠 쇼가쇼유', 그리고 '극태수타면' 정도였는데 이 두가지가 단어로는 전혀 그 무게감을 담을 수 없구나라고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습니다. 평소 깔끔한 청탕을 깊이감 있게 낸 곳을 좋아한다고 자부했었는데, 이번 일정에서 여러 라멘들을 접하고 아 역시 여름에는 그래도 자극이 강한 라멘들이 더 기억에 남는구나 했다는..

테우치 카게히나타(手打ち 陰日向)는 누구에게 추천할 만한가

 

수타면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 (면의 굵기·가수율·밀 배합·불규칙한 식감을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거의 필수 방문점.)
생강 쇼유 라멘을 좋아하는 사람 
‘도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라멘’을 찾는 사람
가는 세면·매끈한 면을 선호하는 사람
담백하고 섬세한 청탕을 기대하는 사람
연식을 여러 곳 할 예정인 사람 (근데 저는 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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