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맛집] 맛있잖아, 미학적으로도. 담려계 쇼유라멘 '요아케' (feat. 이벤트 니보시 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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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인적으로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포스팅합니다. 광고는 일절 받지 않습니다.

2. 맛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각이기에 개개인이 느끼는 맛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본인이 지향하는 방향과 맛집 리스트업이 비슷하다면, 제가 포스팅하는 생소한 식당들도 분명 만족하시리라 믿습니다.

3. 너무 대중적인 맛집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 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노출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저의 취향에 대해 간략하게 스펙(?)을 첨부하니 보시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즐찾하시면 분명 맛집 찾는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스펙 : 180cm / 90kg

☞  양 : ★★★★☆ (성인 기본보다 잘먹습니다. 모든 식당 메뉴 특으로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 맛 좋아하지만, 어느 식당이나 최고 매운맛은 못먹음. 땀 많이 흘림.)

☞  모험가정신 : ★★★★☆ (고수 포함 각종 향신료는 잘 먹으나, 개인적으로 혐오스런 재료는 못먹음. Ex) 벌레)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꼭 먹어봐야할 건 비싸더라도 먹어보자는 주의. 평소는 가성비.)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 기타 욜의사에 대해 더 알고싶은 스펙이 있다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PROLOGUE

요즘 라멘업계가 받고 있는 전례없는 하입으로 인해서 어느 라멘집이나 주말이 되면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특정 업계가 하입을 받으면 가장 먼저 들썩거리는건 단연 SNS일텐데요, 요즘 유행하는 라멘집들에 대한 영상이나 스토리들이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스타에 올리려면 역시 사진이 잘 나오는 가게가 유리할텐데요, 그런 면에 있어서 정갈한 플레이팅으로 유명한 속칭 '담려계' 라멘들이 아무래도 대중들의 눈에 더 들어올 것 같습니다. 

 

 

신당역에 위치한 요아케는 오픈 당시부터 청탕 매니아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몇년간 국내 라멘씬의 유행을 선도한 것은 이에케라멘이나 지로라멘, 그리고 츠케멘같은 자극적이고 농후한 라멘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기에, 청탕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요아케는 일본어로 '새벽'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트기전의 그 고요함과 신성함을 의미하신건지, 새벽부터 나와서 라멘을 준비하신다는것인지 (ㅋㅋ) 의도는 알수 없지만 예쁜이름이네요. 근데 의미가 좋아서인지 다른 종목 일식집에서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는..

 

요아케 사장님은 직접 여쭤본 것은 아니어서 저도 정보를 검색해서 알게된 것이지만 국내에선 오레노라멘, 무겐스위치에서 근무하신 후에 일본으로 건너가셔서 저도 가보고 싶은 리스트 중에 하나인 '라멘 아프로비츠(ramen afro beats)'에서 근무하셨다고 하십니다. 오픈 전부터 알만한 사람들은 알던 블로거이시자 라멘 오타쿠인 '라오타'이셨다고 하시네요. 덕업일치 되신분들은 항상 존경의 박수를!

 

 

 

 

 

¿ 무슨 라멘을 파는 곳인가요？

 

사실 라멘이란게 학문이라고 하기엔 뭔가 과격하게(?) 고도로 발달된 취미와 같은 분야라서, 어떤 계통을 우리가 아는 종속과목강문계처럼 정확하게 나누기는 힘들지만요.. 그래도 짚고 넘어가보고자 합니다. 요즘들어 많이 보이는 '담려계'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 '담려'라는 말이 한자로 쓰면 淡麗로 쓰입니다. 원래는 사케에서 쓰던 표현이라고 하는데요, 담백하다는 의미를 지닌 표현을 다무라 미쓰요시(田村満儀)라는 사람에 의해서 요코하마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합니다. 대부분의 담려계라 하면 정갈한 모양새로 내어주는 청탕 계열의 라멘들을 뜻하는 의미인데요, 사실 이 모양도 모양이지만 향미유를 통한 차분하면서도 깊은 맛을 끌어올리는 라멘을 담려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모습 뿐만 아니라 맛에서도 향미유라는 것이 중요시하게 만든 계열이라는 것이지요. 

 

이와함께 많이 보이는 표현이 네오클래식(ネオクラシックラーメン) 이라는 종류의 라멘입니다. 올드한 옛날식의 츄카소바가 아닌 최신 유행의 토핑들과 현대식 해석으로 포장마차에서나 팔 것 같은 고리타분한 츄카소바에서 벗어나 세련된 맛을 추구하는 라멘입니다. 대부분 수비드한 차슈를 육절기를 이용해서 얇게 슬라이스해서 서빙하고 있으며, 맑은 청탕 계열의 라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네오츄카랑 같은 표현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기본적인 츄카소바의 베이스에서 지역적 특성이 드러나는 독특한 토핑이나, 같은 재료라도 현대적 해석을 곁들여 내놓는 것을 말하고있습니다. 

 

위의 설명을 베이스로 오늘 소개드릴 요아케를 표현한다면 '담려계' 라멘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고, 종합적으로 라멘을 보았을 때 네오클래식 계열 라멘에서부터 영감을 받은 터치들이 들어가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라멘 사진을 보면서 말씀드릴게요.

 

¿ 가게 내부 분위기는？

 

 

담려계 라멘집들은 사실 뭔가 하나를 딱 집어서 담려계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의학으로 비유를하자면(굳이?) '증후군'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증후군'이라함은 보통 뭐라고 딱 정의하기보다는 여러가지 특징들, 예를들면 9가지의 대표적인 특징들 중에서 3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증후군'으로 진단을 하는데요, 이처럼 '담려계'의 진단기준(?) 중에 하나를 들자면 바로 스시야와 같은 고급스런 다찌 테이블의 구성과 기물들입니다. 현재 7석을 오픈하고 운영중인 요아케는 들어가서 보면 여느 기존 라멘집들에 비해서 공간이 조금 비효율적으로 보일수도 있고, 고급스러운 스시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가지런히 놓인 기물들과 세팅들. 담려계의 라멘집에 가면 꼭 이렇습니다. 

 

사장님의 라멘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듯이 유명 라멘집들에서 내놓은 컵라멘들과 라멘 잡지들이 전시되어있군요. 한국 라멘들도 언젠가는 랭킹에 소개되는 날이 올까요? ㅎㅎ

 

 

자리에 비치되어있는 다시마식초와 후추, 그리고 시치미 입니다. 이날은 니보시 라멘을 이벤트로 하셔서 있었던 것 같네요. 

 

주방은 사장님 혼자서 보십니다. 직원 한분이 계시긴 한데 안내와 정리, 그리고 음료 서빙 정도만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굉장히 섬세한 라멘을 추구하시는 사장님이셔서 혼자 하시면서 손이 느리신 것도 아닌데 플레이팅에 생각보다 시간은 걸리는 것 같습니다. 

 

종이컵 주는 집도 있는데 이런 일본 유리잔에 물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죠. 별거 아니라고 하기엔 이런것 공수하는데도 돈을 꽤 쓰셨을 텐데.. 덕업일치가 되는 경우에는 이런데 비용 투자를 과감하게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라멘바 시코우 사장님도 그렇구요 ㅎㅎ

 

정갈한 나무 트레이 위에 렌게와 젓가락이 받침대와 함께 놓여져있습니다. 이런 배치 자체도 담려계를 진단하는(?) 기준 중에 하나라고 하더라구요 ㅎㅎ 흔히 보는 렌게 위치와는 다르긴 하지만.. 

 

각인된 젓가락까지 준비하실 정도면 말 다 했죠? 나중에 이벤트같은거 하시면 기념으로 하나 구매하고싶다는.. 

 

내부에 들어오면 옷걸이 공간이 있구요, 옆에 냉장고에는 음료들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이 공간이 생각보다 매우 넓었어요. 

 

 

본격적인 메뉴 탐방

 

 

우선 첫 방문이었던 쥰 니보시라멘 ver2. 부터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벤트라서 단일 메뉴였구요 준 니보시라멘ver2의 가격은 12,000원이었습니다. 아에다마로는 두가지가 준비되어있었는데 전복게우소스가 더 어울릴 것 같아서 골랐구요, 가격은 4,000원이었어요.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아지타마고 명성을 들었기 때문에 2,000원 내고 아지타마고를 추가했는데요, 달걀에 2천원 쓰기 그러신 분들은 사장님께 말씀하시면 모양이 좀 망가진 아지타마고는 1,000원에 염가로 판매하신다고 하니 도전해보시는 것도 ㅎㅎ 근데 그럼 사진은 이쁘게 안나온다는.. 

 

초생강을 요청하면 따로 이렇게 내어주십니다. 특별하진 않지만 담려계 라멘과는 잘 어울리는 반찬이죠. 

 

드디어 주문한 라멘이 나왔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새로운 토핑을 활용하고 현대적인 해석이 들어간 라멘. 어떤 느낌인지 와닿으실까요? 

 

아지타마고만큼은 국내에서 가장 하이퀄리티를 자신하신다는 사장님의 말처럼 때깔부터 다릅니다. 한국에서 이런색의 노른자를 보기는 쉽지 않거든요. 모양도 스며든 간도 완벽했습니다. 니보시 라멘에도 잘 어울리는 정도의 염도였어요. 

 

초점이 나간 멘마는 얇은 모양의 장작과도 같았습니다. 일본에서 먹었을때는 호사키 멘마가 많이 보였는데 요아케에서는 그렇진 않았어요. 식감도 오독오독 잘 살아있고 염도도 적절했습니다. 그리고 절이면서 들어간 향인지 바다향 비슷한 느낌이 나서 신기했습니다. 

 

초점 맞추려고 10번은 넘게 시도하다가 결국 실패한 연근.. 오븐으로 하신건지는 모르겟는데 건조 방식으로 맛을 들이셔서 쫄깃하면서도 응축된 맛이 좋았습니다. 이런 새로운 토핑들을 사용하시는 점이 네오클래식/네오츄카 방식을 추구하시는구나라는 걸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다른 차슈보다도 이 닭정육 차슈가 맛있었어요. 훈연향이 물씬 나면서 안쪽은 살코기부위의 부드러움과 연골 근처 살 부위의 쫄깃함이 살아있는.. 크기도 커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근데 익힘 정도가 절묘해서 고기를 푹익혀서 드시는 분들은 덜익었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면은 스트레이트 면을 사용하셨구요, 스프가 잘 빨려오는 면으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스프가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니보시의 향이 물씬 나면서도 간도 절묘하게 잡아내셨고, 최근 니보시를 죄다 농후한 계열의 백탕이나 비빔으로 먹었었는데, 이렇게 맛있는 청탕 니보시는 간만인 것 같아요. 상시메뉴하기엔 힘드시겠지만 종종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ㅠㅠ 쓴맛은 거의 없고 니보시 특유의 바다향같은 비릿함은 다른 스프들과 블렌드해서 절묘하게 잡아주셨어요. 이 스프는 아직도 가끔 생각난다는.. 

 

사이드로 주문한 아에다마입니다. 게우소스를 사용하셨고 소스와 잘 버무러질 수 있게 꼬불면을 사용해서 주십니다. 양파와 나루토마끼가 보이구요. 가격은 적당하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게우소스의 향이 진하게 나지는 않았지만 니보시를 먹고 나서 먹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구요, 꾸덕한 게우소스에 스프를 조금씩 얹어가면서 먹으면 더 꿀맛입니다. 다음에도 니보시 계열이 나오면 게우소스 아에다마를 선택할 것 같아요. 

 

 

 

 

니보시에 큰 감동을 먹고 다시 방문한 요아케.. 이번에는 점심시간이 약간 지난 2시경 방문했었는데 생각보다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 가능했어요. 근데 제 뒤로는 웨이팅이 다시..

 

 

시오라멘과 쇼유라멘을 판매하고 계시고 아지타마고를 추가한 버전을 2천원 높혀서 판매하고 계십니다. 14,000원이 비싸다면 비싼거긴 한데.. 기물들이나 재료들의 디테일을 이해하시고 지불하시면 좋은데 사실 라오타가 아니면, 요식업에 종사하지 않으시면 알기 어려운 디테일들이니.. 가격적으론 좀 그럴 순 있겠다 생각해봅니다. 근데 아에다마를 주문하려고 보니 안보여서.. 보면 저기 사진 우측에 제가 빨간 글씨로 써놓은 주황색 화살표를 눌러야 아에다마가 나옵니다 ㅋㅋ 사장님 이거좀 보기 편하게 고쳐주세요.. 의도하신 히든메뉴가 아니라면... 

 

토핑은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닭정육 차슈를 추가했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라멘을 만들고 계신 사장님.. 육절기도 물어보니 엄청 비싼거더라구요.. 

 

풍등 사진도 다시 한번 찍어주고. 

 

드디어 받은 아지타마고를 추가한 쇼유라멘! 정갈한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제가 이 플레이팅을 보면서 다시한번 네오클래식 계열을 추구하신다는 생각을 한게 있는데요 

 

바로 라멘 위에 올라가있는 요녀석. 바로 참나물인 '미츠바' 입니다. 라멘바 시코우에서도 사용하시는 것 같던데 최근 도쿄에서 유행중인 네오클래식을 추구하는 담려계 라멘집들은 미츠바를 올리는 집이 많더라구요. 이 미츠바의 맛이 쌉싸름함을 한스푼 얹어주면서 쇼유라멘의 풍미를 한번 더 높여주는 기분. 쇼유 스프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면기가 검은색이어서 그런지 단층으로 보았을 때는 향미유가 그리 두껍지 않아보였는데, 실제로 스프를 떠보니 꽤나 향미유가 두께가 있더라구요. 이것 역시 담려계의 특징인 거 같습니다. 쇼유는 산미가 약간 있는 블렌딩 쇼유같고 단맛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시코우와는 또 다른 종류의 맛이라서 재밌었어요. 향미유는 묵직하기보다는 산뜻한 느낌이 더 있었습니다. 

 

2025.11.16 - [Travel with David/라멘로드] - [상수동맛집] 거기서 더 맛있어진다고? 도쿄맛 쇼유라멘 '라멘바 시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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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케가 자랑하는 아지타마고 클라스 역시 여전했구요. 

 

별거 아닌거같지만 이 젓가락에 있는 각인이 더 고급스러움을 줍니다. 

 

잘게 다져 올라간 적양파와 파의 흰 부분. 칼질이 섬세한 것도 특징이지요. 

 

초점이 나간 닭 정육은 여전히 맛있었구요 스모키함은 좀 덜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맛있었습니다. 

 

이곳 멘마의 독특한 두께감과 풍미는 요아케하면 떠오르는 향이 되어버렸습니다. 

 

추가한 김도 아주 맛있었구요. 라멘에 있는 김이야말로 비싸면 비쌀수록 차이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아에다마로 TMK를 주문해봅니다. 가쓰오부시와 계란이 올라가있구요, 

옆에는 마늘칩은 아닌거같은데.. 뭔가 견과류 같은게 올려져있어요. 이게 다른 라멘집에서도 보면 가끔 보이는데 뭔지 다음에는 꼭 물어봐야겠다는.. 양파챱은 적양파는 아니고 일반 양파입니다.  비벼먹어보았을 때 달걀이 좋아서 그런지 아주 맛있게 먹었구요, 쇼유 스프를 조금 부어 먹으면 감칠맛이 더 올라오고 좋습니다. 요아케하면 아에다마는 반드시 추가해서 먹을 것 같습니다. 배가 허락한다면... 

 

 

 

 

☞ 오늘의 라멘 요약

- 타입 : 쇼유라멘

- 가격 : 기본 쇼유라멘 (12,000원) 아지타마고 추가시 (14,000원) 이벤트 쥰 니보시라멘 (12,000원)

- 장점 : 이제는 한국에서도 이정도 수준급의 담려계를 하나둘씩 만날 수 있구나. 웨이팅도 아직은 할만하다!

- 아쉬운점 : 회전율이 조금 느리긴 하다. 가격을 아쉽다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일본 네오츄카는 더 비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