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동맛집] 도쿄 주택가에 있을 것만 같은 신상 라멘집, '라멘바 시코우' (feat.푸글렌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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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 맛집 관련 글을 읽으시기전에 읽어주세요.

1. 개인적으로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포스팅합니다. 광고는 일절 받지 않습니다.

2. 맛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각이기에 개개인이 느끼는 맛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본인이 지향하는 방향과 맛집 리스트업이 비슷하다면, 제가 포스팅하는 생소한 식당들도 분명 만족하시리라 믿습니다.

3. 너무 대중적인 맛집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 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노출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저의 취향에 대해 간략하게 스펙(?)을 첨부하니 보시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즐찾하시면 분명 맛집 찾는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스펙 : 180cm / 90kg

☞  양 : ★★★★☆ (성인 기본보다 잘먹습니다. 모든 식당 메뉴 특으로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 맛 좋아하지만, 어느 식당이나 최고 매운맛은 못먹음. 땀 많이 흘림.)

☞  모험가정신 : ★★★★☆ (고수 포함 각종 향신료는 잘 먹으나, 개인적으로 혐오스런 재료는 못먹음. Ex) 벌레)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꼭 먹어봐야할 건 비싸더라도 먹어보자는 주의. 평소는 가성비.)

☞  특이사항 : 음주/흡연 안함.

 

☎ 기타 욜의사에 대해 더 알고싶은 스펙이 있다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PROLOGUE

도쿄 긴자를 여행하던 무렵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여러 관광지를 누비며 사진도 찍고, 백화점도 들러 쇼핑거리를 잔뜩 사들고 돌아오는 길, 반주를 곁들일 수 있는 이자카야에서 왁자지껄 식사 겸 술자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상점가와는 조금 동떨어져있는 듯한 골목 한켠에 전혀 라멘집으로 생각되지 않는 세련된 외관의 음식점이 보였습니다. 주인장과 단골 손님들로 추정되는 여러 손님들이 술한잔하면서 하루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다소 독특한 풍경의 시메라멘 풍경이었습니다. 배가 불러 더 들어갈 공간도 없었거니와 자리도 없어서 입점하지 못했는데, 내가 도쿄에 산다면 저런 주류를 곁들일 수 있는 깔끔한 라멘바(Bar)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라멘바시코우'는 저의 그런 과거 추억을 떠오르게 해주는 분위기의 신상 라멘야입니다. 바야흐로 국내 라멘씬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모던한 느낌의 청탕을 추구하는 라멘야가 생기는 것은 언제나 환영할 만한 일이지요. 오픈 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다녀오신 이웃님들의 평이 매우 좋았기에 기대하던 차에 평일 오전 시간을 내어 방문해보았습니다.

 

 

라멘바시코우는 홍대의 명물 라멘집인 '마시타야'에서 수련하신 사장님이 개업하신 업장입니다. 오픈 당시에 SNS을 통해서 축전도 전해주시고, 시식회에도 방문하셨더라구요. 근데 앞에 화환에 하쿠텐 화환이 보이고 티셔츠를 하쿠텐 티셔츠를 입고계셨는데 어떤 관계인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다는..

 

2025.08.29 - [Travel with David/라멘로드] - [홍대맛집] 아니 이 라멘은 대체자가 없다니까요? '마시타야'

[홍대맛집] 아니 이 라멘은 대체자가 없다니까요? '마시타야'

 

 

 

현재는 캐치테이블이 생긴듯하지만, 제가 방문당시에는 '기장제'를 택하셨었습니다. 11시부터 웨이팅 리스트를 작성할 수 있고 영업은 12시부터인데, 제가 10시 30분쯤 방문하였는데도 첫번째가 아니었다는.. 막상 11시가되니까 12분 가량의 손님들이 줄을서계셨고, 좌석이 총 6석이다보니 첫타임에 들어가려면 상당히 일찍 방문을 해야하는.. 캐치테이블이 생기면 좀 대기가 나아지겠지만 어설픈 시간에 방문하시면 높은 확률로 헛걸음 하실 수 있습니다. 

 

가게 내부는 이름과 같이 바 형태로 된 6석의 좌석이 마련되어있었습니다. 가게 자체가 작아서 그렇지 의자의 앞뒤간격이 좁고 그런건 아니어서 개인공간이 침해될 정도의 좁은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화장실은 밖으로 나가서 따로 마련되어있었고 깔끔한 편이었습니다. 인테리어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으로 꾸며져있었는데, 조명도 일본 술집에서 쓰는것같은 조명이 사용되어서 그런지 정말로 라멘야이기전에 술을 마시는 바 처럼 느껴졌습니다. 좌석 바로 앞에 놓여진 여러 술병들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주었구요, 메뉴 주문시에 보이는 '잔술'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장님이 어떤 포지셔닝을하고 계신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디테일들이었습니다.

 

 

좌석에 앉아보니 다른 국내 라멘집들의 바 좌석과 확연히 다른것은 바로 주방과 손님간의 '단차'였습니다. 보통 앉은 좌석 위로 마치 경계를 만들어 놓은듯이 다찌의 턱이 높아서 손님들이 음식을 받을때는 라멘그릇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야하고, 다 먹고 나서 그릇을 다시 위로 올려두어야하는 구조인데요, 혼자 방문하는 손님이 많고 무언가 '접객'이라는 서비스를 받는 느낌이 아닌 업종이다보니 그런 구조가 편의상 사용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라멘바시코우는 그 단차가 없는 것을 발견하였을 때, '아 이곳은 단순한 라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손님과의 소통을 생각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음식을 내어주실 때 스푼을 접시 위에 직접 놓아주시는데, 왼손잡이인지를 확인하고 수저의 손잡이 부분을 배치하는 것과 식사가 마무리되가는 즈음에 손님이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는지 확인하는 멘트를 던져주시는 모습을 보고 라멘바시코우만의 차별화된 접객 서비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서빙될 라멘이 올라갈 차슈들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지등심/목살/닭정육 차슈가 제공되었습니다. 단차가 없다보니 이런 차슈들이 준비되는 과정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라멘집들을 방문하면서 찍은 차슈중에서 가장 빛깔이 좋게 나온거같네요 ㅎㅎ

 

 

생각과 라유에 버무린 파채도 보입니다. 메뉴중 공기밥에 500원정도 추가하면 이 파채를 올려주시는 것 같더라구요.

 

 

라멘이 나오기전에 먼저 밑받침 그릇을 세팅해주십니다. 그리고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왼손잡이인지를 확인하신 후, 저는 오른손잡이이기에, 오른손으로 젓가락을 사용하여 왼손으로 스프를 떠마실 수 있게끔 손잡이가 왼쪽을 향하게 세팅해주셨습니다. 별거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배려는 제가 지불한 금액 혹은 그 이상만큼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줍니다. 일본음식을 먹으면서 뭔가 일본스러운 접객을 라멘집에서 받아보다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ㅎㅎ

 

¿ 메뉴소개？

 

 

드디어 제가 주문한 쇼유라멘(12,500원)이 나왔습니다. 저는 지등신 차슈 2장을 추가하고, 멘마를 추가했습니다. 올라간 파채를 손질한 것을 봐도 굉장히 섬세하신 사장님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차슈의 종류도 다양하고 온도감도 괜찮게 나왔습니다. 

 

라멘바시코우에서는 돼지,닭,오리 육수를 블렌딩하여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쇼유라멘 중에서도 기름층이 제법 있는 편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금류의 기름에서 느껴지는 감칠맛이 쇼유와 만나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가끔 너무 뜨거운 경우에는 쇼유의 맛이 죽어버리고, 너무 식어버리면 기름의 맛이 치고올라와 느끼할 수 있는데 적당한 온도감이었습니다. 

 

 

구운 오렌지를 이렇게 함께 올려주시는데요, 이런 디테일한 면들이 고급스러움도 올려주고 라멘을 처음부터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해주는 요소 같습니다. 

 

닭정육 차슈입니다. 포션이 크지 않지만 재밌게 깍둑썰기로 포셔닝 되어있고, 껍질부분의 마이야르로 인한 감칠맛과 쫄깃한 살코기가 매우 높은 수준의 닭고기 차슈라고 느껴졌습니다. 수비드한 닭가슴살 차슈를 별로 안좋아하기도 해서 제가.. 

 

지등심은 지방과 살코기 비율이 적절한 비율이었고, 염지하듯 숙성을 시켰는지 그 염지육 특유의 향이 지방에서 느껴지긴 했습니다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조금만 더 두꺼웠으면 좋았을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 목살이 사실 제일 맛있었는데 차슈가 좀 으스러지는 바람에 사진에 담지를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목살이랑 닭정육차슈를 추가할 것 같습니다. 

 

멘마는 오독함이 적절하게 느껴지는 만족스러운 멘마였습니다. 멘마는 아주 나쁘지 않으면 거의 항상 추가하는 편입니다.

 

 

제 기준에는 옥의티라고 여겨졌던 아지타마고입니다. 오픈초기라서 그런건지 보통 쇼유라멘의 경우 간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아지타마고가 들어가면 간이 약한것보다는 좀 센것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날 먹은 아지타마고는 겉은 색이 들었지만 맛을 보니 스프에 비해서 간이 너무 안들어서 그냥 삶은계란을 먹는 맛이었다고 할까요.. 온도감은 따뜻하고 좋았는데 이게 만들고 나서 간이 들기전에 서빙을 해서 온도감이 좋은건지..

 

 

 

스프는 아주 대만족이었습니다. 달지 않은 쇼유에 간장을 어떤것을 쓰신건지 기타 다른 조미료의 맛이 아닌 간장의 맛인것 같은데 짠맛과 감칠맛 뒤에 오는 은은한 쓴맛까지 제가 국내에서 먹어본 쇼유 라멘 중에서는 가장 여운이 좋았던 스프였습니다. 그리고 미세한 단맛을 구운 오렌지에서 끌어오다보니 좀 더 복합적이고 고급스러운 피니쉬가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온도감도 너무 좋았구요. 

 

 

기분좋은 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푸글렌서울로 향했습니다. 도쿄에서 이미 한국인 관광객들의 인기명소 중에 하나인 커피 체인이죠. 북유럽 감성을 담고 있는 카페입니다.

 

 

메뉴판 사진 참고하시구요.. 전 푸글렌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스타벅스처럼 오늘의 커피도 있네요 ㅎㅎ 근데 푸글렌 아이스 커피는 미리 내려놓은 커피를 칠링해두다가 바로 따라주는 형식이더라구요. filtered drip coffee라고해서 그래도 바로 내려주는줄 알았는데 ㅎㅎ 

 

북유룹의 강가에 있는 카페에 온 것같은 느낌이네요 ㅎㅎ 

 

야외 좌석도 좋지만 이런 실내에 공간들도 느낌있게 꾸며져있습니다.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도 있구요, 조명에도 신경을 많이 쓴 느낌입니다. 

 

 

제가 앉은 자리는 바로 여기. 1인 혹은 2인이 착석하는 구석 자리인데 조명이 포커싱을 해줍니다 ㅎㅎ 

 

 

사진찍기 좋은 좌석이지요? ㅎㅎ 조용히 책 읽기에도 좋아보입니다. 

 

미리 내려놓은 커피라서 그런지 쓴맛이 조금 올라와서 아쉬웠네요. 다음에는 시그니쳐중에 하나인 샤케라토를 도전해보는 것으로..

 

결론적으로 가게를 총평하자면

 

라멘 중에서 걸쭉한 백탕이 아닌 깔끔한 청탕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혜성과도 같은 괴물급 신규 업장이 나타났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이 '도쿄맛'이라고 표현하시는 것이 단순한 맛 뿐만 아니라 가게의 분위기와 접객 태도, 기물,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 모든 것을 아우르는 함축적인 표현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너무 핫하다 못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라 다소 웨이팅이 안정화되고 방문하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저도 웨이팅이 무서워서 당분간은 못갈것같다는 느낌.. 하지만 청탕 매니아라면 매우 강추드립니다! 것 좀 기다리면되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