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 맛집 관련 글을 읽으시기전에 읽어주세요.
1. 개인적으로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한 식당만 포스팅합니다. 광고는 일절 받지 않습니다.
2. 맛이란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각이기에 개개인이 느끼는 맛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 글들을 읽어보시고 본인이 지향하는 방향과 맛집 리스트업이 비슷하다면, 제가 포스팅하는 생소한 식당들도 분명 만족하시리라 믿습니다.
3. 너무 대중적인 맛집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 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노출되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저의 취향에 대해 간략하게 스펙(?)을 첨부하니 보시고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즐찾하시면 분명 맛집 찾는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스펙 : 180cm / 90kg
☞ 양 : ★★★★☆ (성인 기본보다 잘먹습니다. 모든 식당 메뉴 특으로 주문.)
☞ 맵찔이 정도 : ★★☆☆☆ (매운 맛 좋아하지만, 어느 식당이나 최고 매운맛은 못먹음. 땀 많이 흘림.)
☞ 모험가정신 : ★★★★☆ (고수 포함 각종 향신료는 잘 먹으나, 개인적으로 혐오스런 재료는 못먹음. Ex) 벌레)
☞ 육식성 : ★★★★★
☞ 가성비 : ★★☆☆☆ (여행에서는 꼭 먹어봐야할 건 비싸더라도 먹어보자는 주의. 평소는 가성비.)
☞ 특이사항 : 현재 간헐적 단식중. 음주/흡연 안함.
☎ 기타 욜의사에 대해 더 알고싶은 스펙이 있다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PROLOGUE
그동안 이직도 있었고..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 도통 포스팅을 못하다가 간만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드문드문 올리게 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바쁜 와중에도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도 간만에 떠나는 일본 교토여행을 준비하면서라니, 여행이란 참 여러 면에서 한 사람의 삶에 변주를 주는 것 같습니다.
지난 24년도 6월에 다녀온 도쿄의 맛집들을 둘러보면서, 어느 집을 먼저 소개를 할까 고민하다가 제 손에 걸린 곳은 바로 스시집. 많은 분들이 도쿄 여행을 가신다고 하면 한 번 쯤은 먹고 오게되는 스시에 대해서, 길가다 만나는 스시잔마이같은 프랜차이즈를 가기는 아쉽고, 그렇다고 타베로그나 유명 유튜버분들이 소개하는 스시 스기타와 같이 예약 힘든 곳을 도전해 볼 염두는 나지 않고.. 이런 분들을 위해서 가성비 스시집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더군다나 위치도 관광 및 쇼핑하기 좋은 긴자에 있다보니 아무래도 동선짜기에도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도쿄 여행을 다녀온 횟수를 두손을 이용해서 세기 힘들어진 시점부터는 무리해서 비싼 미슐랭 스타를 받은 스시야를 굳이 간절하게 예약해서 다녀오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맛은 있지만, 그리고 그 스시만을 먹기 위해서 일본 여행을 바꿀 정도로 가치가 있는 집들임에는 이견이 없지만, 어느새부턴가는 그냥 편안하게 제철 해산물 맛있고 깔끔하게만 내준다면 큰 불만도 없거니와, 계산하고나서 돌이켜볼 때 드는 그 현타로 인해.. 점점 멀리하게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점점 더 험블한 식당이나 아니면 관광객들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는 외곽지역으로 발걸음을 돌려보는 것 같습니다.
서두가 점점 더 길어지는데.. 여하튼 오늘 소개해들리 스시 타츠미는, 관광객들이 붐비는 긴자에서 그나마 어렵지 않게 예약을 할 수 있으면서도 맛은 떨어지지 않고, 가격도 오버를 조금 보태면 주변 돈까스집에서 상등심에 맥주 두잔 먹으면 나오는 금액 정도로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는 스시야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긴자의 다른 하이엔드급 스시야를 기대하고 가신다면 기대에 못미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도쿄 여행 중 쇼핑과 쇼핑사이, 아니면 미처 예약하지 못한 시간대에 혹시라도 자리가 있다라면 "그래도 스시 괜찮게 먹었네" 라는 정도의 느낌임을 미리 염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무엇을 파는 식당인가요?
긴자의 빌딩 숲을 거닐다 보면 나오는 작은 빌딩의 뒷골목들. 그 조그마한 골목 들 한 귀퉁이에 위치한 스시 타츠미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깔끔한 외관으로 맞이해줍니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가게 앞을 도착하고, 문을 살며시 열면 안주인께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나름 더운 날이었지만, 가게 반대편에 바로 로손이 있어 더위를 식히며 음료수도 한잔.. ㅎㅎ
토리아에스 나마..(우선 생맥주부터..)는 아니지만 아사히 드라이 제로부터 한병 시킵니다. 도쿄를 여행하면서 참 좋은 점은, 어느 가게를 가도 웬만하면 제로 맥주가 구비되어 있다는 점. 일본 젊은이들도 과거에는 과음에 대해 관대하고 뭔가 남자다움(?)같은 문화적인 흐름이 있었지만, 요즘들어서는 'Less Alcohol'이 트렌드라고 합니다. 회식에 가서도 술을 안시키고 제로 맥주나 제로 칵테일 등을 즐긴다고 하니.. 세상 많이 바뀌었네요 ㅎㅎ 혹시라도 사정상 맥주가 땡기지만 못드시는 분이 있다면 강력 추천입니다!
강력한 포스를 뿜으며 점심 코스 재료를 준비중이신 쉐프님들.. 가격대로 인해 재료의 제약이 있다보니 아주 특별한 재료를 볼 순 없지만, '우리가 기대한느 오마카세에 나오면 맛있는 바로 그 재료들'은 대부분 있었답니다 ㅎㅎ
한국에서는 스시야도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어서 어느샌가 스시집을 안가게 되었는데.. 도쿄에 오면 이런 미들급 스시야는 가격도 아름답고 그 만족도에 있어서도 항상 후회가 없어 매번 들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재료를 손질하는 기물들이나 배치, 그리고 연륜있는 분들이 쥐어주시는 기본기 가득한 스시들은, 아무래도 스시는 일본음식이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듭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생선인지 모두 아시겠나요? 스시집을 자주와도 항상 첨 보는 생선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요 ㅎㅎ
가게는 이런식으로 카운터석(다찌)과 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좌석이 많지는 않았지만, 예약하는 난이도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2인 기준이기에 그렇고, 4인이상 가족일 경우에는 역시나 예약이 좀 힘들 수 있으니, 2인/2인으로 나누어 예약하시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겠네요.
코스의 시작은 따뜻한 음식으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안주인의 따뜻한 미소와 함께, 앞으로 나올 차고 기름진 녀석들에게 위가 놀라지 않게 속을 풀어주면서 시가했습니다. 부드러운 계란 찜 안에는 새우와 조개등이 들어있었고, 마치 참나물맛이 나는 저 잎파리의 정체는 끝까지 미스터리였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향이었습니다.
첫 점은 오징어. 연륜이 느껴지는 수려한 칼집 사이로 암염과 청귤의 향이 스치듯이 지나갑니다. 이제는 많은 스시야에서 즐겨 사용하는 조합인만큼, 실패없는 국밥과도 같은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천장에 쩍쩍 붙는 오징어가 사진만 봐도 그때의 감촉이 살아있듯이 느껴지네요.
일본어로 스나빠, 영어로 Snapper, 한국말로치면 붉돔. 일본 미들급 스시야에서 늦봄-초여름쯤에 가면 자주 보이는 녀석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가끔 노량진에 풀리는 날들이 있는데요, 적당히 살코기의 식감이 살아있으면서 기름진 맛도 올라오는 아주 매력적인 녀석입니다. 고급어종이라 하기엔 뭐하지만 한국에선 스시야에 가도 나오는 곳이 드물어 반갑게 먹게되는 녀석입니다.
등푸른 생선들을 스시집에서는 보통 '히카리모노(光り物)'라고 하는데요, '빛나다'라는 뜻을 가진 표현 답게 등이 반짝반짝 빛나는 녀석들을 총합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비린 맛에 민감하신분들은 스시집갈때 꼭 배우고 가는 표현 중에 하나겠죠. 누군가에게는 못먹는 생선이 저에게는 없어서 못먹는 생선인지라.. 게다가 전갱이(아지) 위에 생강과 실파를 올려 내는 이 조합 역시 미들급 스시의 교과서 같은 조합이지요. 기름이 잘 올라온, 그리고 잘 손질된 전갱이는 '아 내가 맛있는 스시야에 왔구나'라는 끄덕임을 이끌어내는 마법과도 같은 주문입니다.
우리나라에 스시야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던 시절, 스시집이나 코스의 등급을 나누는 기준과도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이녀석이죠. 대뱃살 오토로. 요즘은 지나치게 기름진 맛 때문에 오히려 높은 등급의 쥬토로(중뱃살)로 대체해서 내는 곳도 있다고 하지만, 잘 손질된 상등급의 오토로만큼이나 초밥에 대한 경험이 많더 적던 누구나 먹고나서 바로 감탄이 나오는 부위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토로가 나오는 타이밍이 매우 빨라서 살짝 당황스러웠다는..ㅋㅋ
다음 메뉴인 구루마에비, 차새우를 준비중이신 모습. 꼭 구루마에비는 이렇게 반으로 댕강 짤라서 주시더라는.. 머리부터 먹을까 꼬리부터 먹을까 항상 고민하시면 결국 오른쪽에 나온거 먼저 먹게되는...ㅋㅋ
간장을 발라 나온 윤기나는 차새우. 달큰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재료 중 하나입니다. 내장은 보이지도 않는데 내장의 고소함까지 같이 느껴지는 차새우 한점은 맥주 한병 더 주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스시의 나라에 왔으니 드래곤볼과 같이 생긴 이꾸라(연어알)과
우니(성게알)도 먹어야겠죠. 맛은 평범하지만 절대 쓰지않고 떫지도 않은 맛이었습니다. 이상적인 우니와 이꾸라의 맛에 충실한 정도.
한국에서는 제가 지금 글을 올리는 9월까지 스시야들에서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치열한 녀석이죠. 이사키(벤자리) 입니다. 이때는 6월이었는데 그 감칠맛이 아직도 기억에 날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일본 스시야에서는 여름전어도 아주 쉽게 만나게 되는 어종중 하나입니다. 스시에는 오히려 여름 전어가 더 어울린다는 표현도 있다지요? 한국에서 먹는 가을 전어랑은 또 다른 맛입니다.
무슨 5만원짜리 코스가 이렇게 많이 나오나를 연발하고 있는데 나온 참치등살 아까미. 즈케한 정도가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재료 손질을 깔끔하게 하는 스시야가 아니면 손이 잘 안가게되는 아까가이(피조개).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오독오독한 식감과 상쾌한 끝맛이 일품입니다.
제 기준 구이로 나와도, 이렇게 스시로 나와도 마음속에 원탑인 노도구로(금태). 오토로의 기름짐이 어느샌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아부리한 노도구로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중입니다. 한국에서도 꽤 비싼 스시야에서나 먹어야 제대로된 노도구로를 맛볼 수 있는데.. 이집 가격이 얼마인지 다시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폭신한 장어, 아나고로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기물도 참 예쁘네요. 다른 하이엔드 스시야의 것들과 비교하긴 그렇지만 폭신하고 따뜻한, 그리고 맛있는 타래가 발려져있는 아나고는 20만원짜리 스시야에서 먹는것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분명히 방금 아나고 주시면서 라스트 피스라고 하신거같은데, 갑자기 무언가 주섬주섬 꺼내시는 쉐프님.. 알고보니 이 유부를 이용한 이나리스시가 진짜 클라이막스라고 하네요. 왼쪽부터, 깨/생강/와사비를 놓고 세가지 중에 어느것을 넣은 이나리스시를 먹고싶은지 물어보십니다. 3개 모두 선택도 가능. 전 당연히 세개 모두 선택했다는..
즉석으로 눈앞에서 만들어주십니다.
밥의 양을 상당히 작게해서 포를 말들이 만들어주시는데요, 안에는 각각의 3가지 재료를 메인으로 넣고, 밖에서 보면 다 똑같은 유부초밥처럼 보이기 때문에 위에 귀엽게 포인트로 어떤 내용물이 들어갔는지 표시해주십니다. 사스가 배려의 나라..
서비스로 나온다고 해서 맛도 가볍게 생각했다가 큰코다쳤습니다. 풍부하게 양념을 머금은 상급의 유부를 이용해 만든 초밥이 이것만 따로 사서 포장해서 공항가면서 먹고싶은 맛이었습니다. 배부를 수 있어서인지 샤리 양을 적게 잡은것도 유부와 속재료의 맛을 돋보이게 만들어 좋았습니다.
아니 디저트까지 나오냐구요.. 이거 뭐 이벤트 당첨인가.. 직접 만드신건지는 모르겠지만 호두 아이스크림으로 진짜 마무리를 해주십니다. 개인적으로 살짝 녹아가는 상태로 나오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너무 도둑놈 심보겠지요. ㅎㅎ
전반적으로 점심에 선택할 수 있는 코스 중에 가장 비싼 코스인 '미야비' 코스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6,000엔이라는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긴자라는 굉장한 접근성,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격에 비해 매우매우 만족한 구성과 퀄리티가 기억에 남는 집이었습니다. 일본에서 까다롭게 평가하기로 유명한 타베로그 사이트에서도 점수를 나름 후하게 주고있네요.
예약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아래 링크 첨부드리지만 링크로 예약하시면 인당 800엔의 추가 차지가 붙습니다. 가게에 직접 전화하시는 방법도 있으나 한국번호도 받는지는 확인을 해보지 못했다는..
결론적으로 가게를 총평하자면
☞ 이런 분들에게 추천 :
- 도쿄 여행을 앞두고 스시집을 아직 예약 못하신 분들
- 가성비 스시 오마카세를 좋아하시는 분들
- 긴자에 숙소가 있으시거나 일정에 긴자 비중이 큰 분들
- 오마카세를 아직 많이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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